매각 미룬 대우조선 반면교사..우리銀 민영화 이번엔 분위기 좋다
◆ 4전5기 우리은행 민영화 ◆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밝힌 우리은행 매각 방안의 핵심은 과점주주 매각 방식과 신규 주주들에게 자율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투자자 1인당 매입 가능 물량은 4~8%다. 최대 가능 물량을 10%까지 올릴 경우 매각 대상인 30% 지분 감안 시 3~4명의 극소수 주주만 생긴다는 점을 참고했다고 공자위는 밝혔다. 기본적으로 4% 이상 매입자에게는 사외이사 1인 추천권이 주어진다. 입찰 물량이 많을수록 추천 사외이사의 임기는 길어질 전망이다.
공자위는 매각 이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과점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들이 곧바로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11명인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4명을 차지하고 있는 사내이사는 축소해 과점주주들의 사외이사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 행장 후임 역시 새로운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또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 간 맺은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MOU)은 매각 성공 시 즉시 해지한다. 예보의 나머지 지분 21%는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공자위 논의를 통해 추가 매각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김을 최소화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면서도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얼마만큼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모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의 우리은행 이사회 참여가 많으면 국내 은행도 정부 입김이 아닌 이사회 중심 경영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찰자 선정은 입찰가격순(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되 비가격 요소도 일부 반영한다. 윤창현 공자위 위원장은 "비가격 요소의 구체적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의 국적에 대해서는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에 투자할 상당수가 해외 자본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성공 여부는 매수 희망자들이 얼마나 되는가에 달렸다. 윤 위원장은 "구체적 숫자를 말하긴 힘들지만 지금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다"며 말을 아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보듯이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폐해가 드러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이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경영권 자체를 얻을 수 있는 매각이 아닌 만큼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내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은행산업이 성장산업이 아니고 4~8% 정도 지분은 가격 변동을 봐가며 주식시장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큰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우리은행 거래 기업들과 일본·중국·유럽계 기관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은 구조조정 비용도 많이 들고 규제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정부가 향후 우리은행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조치들을 좀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45.2% 증가한 7503억원을 기록하며 매각 분위기를 이미 조성했다. 매각 방침이 나온 이날 이 행장은 전 직원 대상 영상 방송을 통해 "정부가 발표한 과점주주 매각 방안은 시장 친화적인 최선의 방안"이라며 "민영화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매각 방안 발표에도 전일 대비 0.97% 하락한 1만250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우리은행 매각 성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시장에서도 알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준형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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