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열대야 29일째..태풍아 불어다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5일에 머물러 올해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이달에는 4일부터 18일 동안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고, 기상청 중기 예보도 목요일인 25일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상청의 예측대로라면 열대야 발생 일수는 33일에 달한다. 1994년 열대야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언제까지 한반도의 '뜨거운 밤'이 지속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이 25일 이후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는 것은 다음주 중반 저위도에서 북상하는 태풍이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블로킹 현상'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블로킹 현상이란 중위도 지역에서 고기압이 장기간 머물면서 주변 기류의 이동을 방해하며 정체시키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남쪽 해상에서 9호 민들레, 10호 라이언록, 11호 곤파스까지 3개의 태풍이 연이어 북상하고 있다. 이들 태풍이 한반도의 꽉 막힌 '더운 공기'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반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풍들이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장벽을 흔들면서 더운 공기의 흐름에 영향을 끼쳐 폭염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태풍의 진로에 따라서 폭염이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어 1994년 열대야 기록 36일을 경신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태풍이 일본 동쪽 해상으로 진출하면 꽉 막힌 기류 흐름을 해소시키면서 폭염이 누그러질 수 있지만, 만약에 일본 남쪽으로 북상한다면 더 많은 열대 공기를 몰고 올 수 있어서 지금의 폭염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 오히려 더운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올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현재 저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 '효자 태풍'의 역할을 못할 가능성도 있어 태풍의 움직임을 주시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원태 한국기후변화협회장은 "태풍이 오면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말밖에 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8월 말 이후 태양에너지의 영향이 줄어드는 등 계절의 변화가 와야 궁극적으로 무더위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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