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파렴치범", 여종업 12명은 "유인 납치"..엇갈린 北반응
'미성년자 강간'까지 망신주기…정치적 판단
내부 동요 방지…김정은 체제 '안정' 과시 의도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은 우리 정부의 태영호 주영 북한 공사 '망명' 공개 사흘 만인 20일 태 공사를 파렴치범으로 매도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은 탈북 사건이 외부에 알려질 때마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대상에 대한 표현 방식을 달리해왔다. 주체사상을 만든 노동당 비서 황장엽은 '배신자'로, 식당 종업원들은 '납치 피해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의 바탕에는 체제 동요를 막으려는 목적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도주자(태영호)는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기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강간 범죄까지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10여년 동안 해외, 주로 유럽의 주요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엘리트 외교관의 이미지를 벗겨내고, 그를 파렴치한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 만에 하나 태 공사의 한국행이 내부에 알려져도 주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나아가 그의 망명을 '범죄자의 도주극'으로 규정함으로써, 혹여나 확대될지 모를 반(反)체제 탈북 확산을 막으려는 모습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꾀하는 차원에서 태영호를 파렴치범으로 모는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도 읽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외에 나가,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해온 외교관의 개인적 일탈 범죄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의 상대적 빈곤을 자극, 이를 통한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굵직한 탈북 사건이 공개될 때마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향후 파장까지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지난 1997년 황장엽 당시 노동당 비서가 탈북하자 관영매체를 통해 '배신자여 갈 테면 가라'고 비판 기사를 실었다. 북한은 황장엽의 탈북 사실을 주민에게 공개하기 전 중국 정부에 거듭 송환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은 선택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중국 북한 식당에서 여성 종업원 12명과 남성 지배인 1명이 집단 탈북했을 당시 북한은 여성 종업원들을 '납치극 피해자'로 포장하고, 가족들을 앞세워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이 체제가 싫어 탈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남한 정부가 젊은 여성을 집단으로 납치했다고 주장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대남(對南) 적개심도 고취시키려 했던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은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어떤 지위를 갖고 있었는지 등에 따라 대응 수위와 표현 방식을 달리해왔다"고 평가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해외 공관이나 무역단체 책임자들은 외교관이나 일꾼이 잠적할 경우 문책을 우려해 본국에 일단 '실종'으로 보고했다가, 외부에 공개될 경우 '남측에 의해 공작 당했다'고 본국에 둘러댄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태영호를 '범죄자'로 매도하는 게 체제 결속에 효과가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반응을 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북한 식당 여종업원 12명의 경우엔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 대변인 담화 등 공식 기구와 가족들이 나섰으나, 이번 태 공사에 대한 비난은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이었다. 상대적으로 격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할 수있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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