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만 北 해외근로자 유엔서 실태조사
◆ 北 엘리트 탈출 러시 ◆
새로운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돼 이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아르헨티나 출신 인권변호사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씨(47·사진)는 17일(현지시간) 매일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현재 모국인 아르헨티나에 체류 중인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이날 국내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사실상 '노예노동'을 강요받고 있는 해외 북한 근로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데 우선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서 강제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파견된 국가들이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한다면 인권 상황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경우 북한 인권에 상당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그만큼 (해외 북한 근로자 인권 문제에 대한) 책무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은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유럽 등 약 20개 국가에 5만~10만여 명의 근로자를 파견해 한 해 3억달러(약 3323억원)에 이르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정보당국은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 대부분이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임금의 90% 이상을 국가에 빼앗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카타르 도하에서는 북한 근로자 2명이 당국의 착취를 이기지 못하고 현지 경찰서로 도망가는 사례가 발생해 외신들이 이를 비중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이처럼 참담한 해외 북한 근로자들의 실상을 담은 자신의 첫 북한인권 보고서를 오는 10월 유엔 총회에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보고서를 완성하기에 앞서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과도 접촉해 북측 당국의 입장과 의견도 보고서에 담겠다고 설명했다. 민감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보고서를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그는 "과거 북한은 (국제기구의) 인권 조사관들과 접촉하는 것을 매우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나는 (남과 북, 아시아와는 무관한) 라틴아메리카 사람이라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북측 당국에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앞으로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핵심 당사국들인 남과 북, 중국과 러시아 정부 당국자들을 두루 면담할 계획이다. 또 그는 유엔의 수장인 반기문 사무총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반 총장 면담을 요청했다. 예전에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 시절에도 그를 만나 면담한 적이 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데 반 총장을 만나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을 만나 유엔의 대북한 정책에 대해 물어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효과적 수단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인권 침해와 식량 사정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수용소 시설에서 시작해 정치범으로 몰린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석방시킬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제재 외에도 인도적인 대북 지원과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펼쳤다. 정치적 측면에서의 제재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주민들의 삶이 희생되거나 굶주려서는 안 되고, 그렇게 해서는 오히려 국제사회에 대한 반감을 불러 제재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는 논리다.
같은 맥락에서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북측 당국자들과의 대화가 정말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과거 미얀마에서 인권보고관으로 활동할 때 군부 독재 책임자들과 수차례 1대1로 만났던 경험을 떠올리며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당국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직접 인권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성훈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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