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제재·외화벌이 '넛크래커'에 낀 신세.."김정은체제 균열 계기"
◆ 北 엘리트 탈출 러시 / 체제 선전 앞장서던 태영호 한국 귀순 ◆
18일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태 공사 탈북에 격노해 중국 등 해외 각지 공관과 주요 사업장에 검열단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장기간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외교관들의 가족에 대해서는 '소환령'을 내려 단속에 나선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 북한은 최근 대북 제재 국면 이후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태 공사 가족마저 한국으로 넘어가자 이를 막지 못한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 관계자들을 고사총으로 처형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북 제재 이후 북한이 밖으로부터 균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태 공사처럼 국제적인 대북 제재 국면에서 해외에서 근무했던 외교관이나 외화벌이 무역일꾼 등과 같은 계층은 그동안 안팎에 낀 '넛 크래커' 신세였다. 이들은 주재 지역에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제재는 물론 평양의 외화자금 상납 압박과 감시·통제 강화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미 북한 외교관들은 대북 제재 이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밀수나 불법거래·자금 이동 등에 연루돼 추방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은 대북 제재 이후 더욱 분명해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태 공사가 근무했던 영국은 유엔 대북결의 이후 자국에서 활동하던 북한 국영 보험회사 사무실을 폐쇄시키고 자산을 동결시키며 평양으로 가는 외화 공급처를 약화시켰다. 이에 영국이 지난해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의 상징적 문서인 마그나카르타(대헌장) 800주년을 맞아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태 공사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태 공사가 대북 제재 이후 본국으로부터 상당한 외화 상납 압박을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태 공사의 탈북에 대해 "김정은 체제 내부 결속에 금이 가게 되는 계기 중의 하나가 되지 않겠나 평가해본다"고 말했다. 북한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앞으로도 해외 주재 북한 엘리트들이 조국을 버리는 사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예전에는 벌목공이나 장사하러 나왔던 사람들이 주로 한국에 넘어왔고 더러 엘리트 계층에서도 탈북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엘리트층의 절대 숫자와 비중이 모두 늘었다"고 말했다.
태 공사 가족 탈북 사태에서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그가 한국행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의 교육과 진로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김정은 체제와 주체 이념의 가장 충실한 대변자였던 그조차도 정작 자식의 장래 앞에서는 부정(父情)에 끌려 다른 선택을 하는, 이른바 '이민형 탈북'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태 공사는 아이들이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다가 본국으로 귀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구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아이들이 북한에 돌아갔을 때 격리된 북한 체제 속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태 공사 가족 탈북 사태로 북한 정권이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핵심 엘리트의 충격적인 이탈이 향후 무역과 외교 등 대외 관계의 위축을 불러와 장기적으로 북한 체제의 내구력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김철성 3등 서기관도 지난 7월 잠적했다가 최근 가족과 함께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서기관의 잠적 당시 러시아 매체들은 그가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해당 내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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