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야속한' 쌀풍년..변동직불금 1조 넘을듯

서동철 2016. 8. 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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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느는데 소비 줄어 산지價 14만원대 '뚝'직불금 지급액 크게 늘어 재정부담 눈덩이 전망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쌀 풍작이 예상되면서 쌀 가격이 하락 추세다. 17일 민간 연구기관인 GS&J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80㎏당 산지 쌀값은 14만1896원으로 전년 동기 16만24원보다 11.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수확기(10∼12월) 평균 가격이 15만2158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 수확기에는 14만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본격적인 가을 추수철에 접어들면 산지 쌀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올해 수확한 쌀에 대한 변동직불금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염려된다.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3일 충북 청주 정부관리양곡 보관창고를 방문해 "최근 연속된 풍작으로 쌀 재고량이 적정 수준을 초과했다"며 "수확기에 대비해 쌀 수급 안정 방안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쌀값이 하락하면서 올해 수확된 쌀에 대한 변동직불금 규모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내년분 변동직불금 예산으로 7900억원을 신청해 둔 상태다. 80㎏당 14만8629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지난해 변동직불금 지급 당시 적용했던 산지 쌀값인 15만659원보다 1.3%가량 낮춰 잡은 것이다.

문제는 현재 쌀 가격 하락 추세를 감안했을 때 당초 잡았던 기준값인 14만8629원보다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7900억원으로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변동직불금은 목표 가격 18만8000원에서 수확기 쌀값을 빼고 여기에 0.85를 곱한 뒤 고정직불금을 빼서 산정한다. 지난해 고정직불금이 1만5873원이던 상황에서 80㎏을 기준으로 변동직불금은 1만5867원(1㏊ 기준 99만9621원)이다.

현 시세를 반영해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을 14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지난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올해는 변동직불금이 80㎏당 2만4927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5년산보다 50% 넘게 늘어나는 것이다. 2015년산 쌀에 대한 변동직불금이 72만6000㏊에 7257억원 지급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농민들이 신청할 경우 2016년산에 지급해야 할 변동직불금은 1조원이 훨씬 넘을 수 있다.

쌀 가격 하락의 원인은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는데 소비는 줄면서 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현재 쌀 재고량은 175만t에 이른다.

이는 적정 수준인 80만t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432만7000t으로 2009년(492만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소비량을 397만t으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생산된 쌀 중에서도 35만t은 또 초과 물량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1995년 556만t이었던 쌀 소비량은 2014년에 442만t으로 줄었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추세라면 2014년 1인당 65.1㎏ 수준이던 쌀 소비량이 2019년에는 57.4㎏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을 이용한 술 산업을 확대하는 등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하고, 쌀 소비가 늘어날 수 있도록 '쌀 중심 식습관 학교'를 운영하는 등 식습관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정하고 데이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변동직불금 : 쌀 수확기 평균 가격이 목표 가격에 미달하는 경우 쌀을 직접 경작한 농가에 지급하는 보조금.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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