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찌꺼기, 더이상 찌꺼끼가 아니에요!

2016. 8.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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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환경부는 커피업체 ‘스타벅스’,‘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커피찌꺼기 재활용 활성화 시범사업 참여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환경부는 커피찌꺼기를 원활하게 회수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구축, 향후 다른 커피업체들의 참여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평소 생활쓰레기로 인식됐던 커피찌꺼기가 정부차원에서 재활용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원두가루를 커피찌꺼기라고 한다. 그러나 커피찌꺼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된다. 커피찌꺼기를 처리하는 데도 비용이 들자 많은 커피업체들은 커피찌꺼기를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들에 손에 들어온 커피찌꺼기는 그간 탈취제로 주로 재활용되어 왔다. 컵이나 다시백에 담겨 방 한 구석에 놓여 탈취제로 쓰이다가 수명이 다하면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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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갈아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찌꺼기.(출처=픽사베이)

그런데 최근 들어 다양한 커피찌꺼기의 재활용 방안들이 나오면서 많은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스타벅스’는 경기도 일대 농가에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한 친환경 커피퇴비 300톤을 보급했다. 이는 150개 농가의 40만여평 농지에 배포할 수 있는 분량이다.

서울시만 해도 연간 배출되는 커피찌꺼기의 양은 5만1천 톤으로 추정된다. 이 커피찌꺼기를 모두 매립·소각한다고 했을 때 소요되는 쓰레기종량제 봉투값은 약 11억 원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발생하는 커피찌꺼기의 양은 10만3천 톤, 이에 드는 봉투값은 자그마치 약 23억 원에 육박한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폐기물이 친환경 자원으로 재탄생하면서 23억 원의 돈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친환경 퇴비로 탈바꿈한 커피찌꺼기는 효능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식물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질소, 인, 칼륨 등이 풍부하고 악취가 나지 않아 일반 퇴비보다도 더 좋다.냄새도 안 나고 커피찌꺼기의 미네랄들이 농작물 생장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농민들의 좋은 반응이다.

농가에서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되는 커피찌꺼기.(출처=스타벅스 제공)

그렇다면 커피찌꺼기의 다른 재활용 방안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커피찌꺼기를 무공해 재생에너지로 재활용하기도 한다.커피찌꺼기에는 연소될 수 있는 성분들이 많다. 이를 커피숯으로 개발해 참숯을대신할 친환경 화력에너지로 재활용하고 있는 것.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커피숯이 판매되고 있다.

참숯은 참나무로 만들어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동차 20만 대에서 배출되는 양과 맞먹는 미세먼지가 발생된다. 반면, 100% 식물 성분인 커피숯은 제조·연소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고 가격도 참숯보다 30%정도 저렴하다.

또한 GIST(광주과학기술원)에서는 먹고 남은 커피찌꺼기로 차세대 고온형 연료전지로 주목받는 탄소연료전지의 전력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커피찌꺼기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커피찌꺼기로 테이블, 시계, 컵받침 등을 만든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2미터 기준의 테이블의 경우 커피찌꺼기 5천 잔의 분량으로 만들어진다. 유해 물질이 거의 검출 되지 않을 뿐더러 내구성도 훌륭한데 자재 가격은 원목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

커피찌꺼기로 만든 친환경 테이블.(출처=스타벅스 제공)

지난해 11월스타벅스는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 만든 가구로 실제 인테리어한 매장을 오픈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이 매장은 테이블, 조명갓, 커피보드를 모두 커피찌꺼기로 만들었다.

실제 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커피찌꺼기로 만든 가구라니 정말 놀랍다.”, “탈취제 외에도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해 의외다.”, “평소 그냥 버리는 쓰레기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묻거나 태워야할 쓰레기로 여겨졌던 커피찌꺼기.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발상을 전환했더니 친환경 자원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무한변신을 이루는 커피찌꺼기를 계기로 우리 모두 평소 무심코 버려지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자원 재활용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보면 어떨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해랑
marinboy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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