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날 '쥐어짜는 가슴통증'..혹시 '변이형 협심증'?

민태원 기자 2016. 8. 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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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충격기 가슴에 삽입 치료 '효과'..돌연사 예방
삽입형 자동 제세동기를 가슴 부위에 삽입한 환자의 X선 촬영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동맥경화로 인해 심장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일반적인 협심증과 달리 심장혈관 자체에 경련이 일어나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안되는 ‘변이형 협심증’. 
 서양인에 비해 한국과 일본 등 동양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환자의 60~91%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는 연구보고가 있어 흡연이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술을 마신 다음날 새벽에 잘 발생해 자칫 위장 질환으로 오인하기도 쉽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 새벽이나 아침에 5~10분간 나타난다. 대부분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만 경련이 20~30분간 지속되는 경우, 급성 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진행되고 심하면 급사(돌연사)하기도 한다.
 한번 심장정지가 왔던 변이형 협심증은 급사할 확률이 2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변이형 협심증 환자에게 가슴에 ‘자동 제세동기(심장충격기)’를 삽입하면 사망률을 4분의 1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안정민 교수팀은 1996~2014년 전국 13개 병원 변이형 협심증 환자 2032명 중 심장마비가 왔지만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환자 188명과 심장마비가 전혀 없었던 일반 변이형 협심증 환자 1844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심장마비가 있었던 변이 협심증 환자의 사망률은 18.9%로, 일반 변이형 협심증 환자 사망률(8.5%) 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또 심장마비 경험 변이 협심증 환자 188명 중 자동 제세동기를 삽입한 24명의 사망률은 4.3%로 제세동기 치료 없이 약물 치료만 시행한 환자 사망률(19.3%)에 비해 4분의 1 정도 낮았다.
 삽입형 자동 제세동기는 심각한 부정맥이 있는 환자에서 심장 부근에 기계를 삽입하고 전선을 심장에 연결해 부정맥 발생시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장치다. 
 아직까지 심장마비를 경험한 변이 협심증 환자에게 약물 치료만 진행할지,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까지 동반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안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 심장마비의 경험이 있는 변이 협심증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와 더불어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것이 환자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향후 추가 임상연구를 통해 변이 협심증 환자의 제세동기 효용성을 평가해 표준 치료방침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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