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과는 다른 기술株 장세..이번엔 美 아닌 아시아가 주도

황인혁,한예경,용환진 2016. 8. 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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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알리바바·폭스콘등 올 두자릿수 상승률기술株 꺼리던 버핏도 월마트 팔고 애플 쓸어담아일각선 "유동성으로 주가 치솟아" 자산거품 경고

◆ IT株의 부활 ◆

'정보기술(IT)주발 서머 랠리'가 전 세계 증시를 후끈 달구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네이버 등이 사상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일부 IT 종목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용히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어 추격 매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만3000원(1.49%) 오른 156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4일 151만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이날 장중에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157만6000원까지 찍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24.4% 급등하며 글로벌 IT주 랠리를 선도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지난 11일에 이어 또다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나란히 경신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9.58포인트(0.32%) 높은 1만8636.05까지 치솟았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6.1포인트(0.28%) 오른 2190.15까지 급등했다. 무엇보다 IT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식지 않는 관심이 서머 랠리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달간 나스닥지수가 9.3% 오르는 동안 기술주는 21.5%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은 스토리지·통신서비스·데이터네트워킹 등 중소형 IT서비스 업종들로 최고 78% 이상 올랐다.

덩치가 큰 애플 인텔 등 대형 IT주마저도 11.9% 상승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월마트 주식을 팔고 최근 4개월 새 애플 지분 보유량을 50% 넘게 늘린 것도 향후 IT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IT업종 랠리로 미국 주요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어냈던 2000년 IT버블과 요즘 상황을 비교하기도 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3대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실적보다 향후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지수 랠리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요즘 상황이 IT버블 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 당시 시중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고 버블도 IT업종에서만 나타났지만 요즘은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IT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별로 나눠서 보면 미국 등 선진국 기업보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 기업 강세가 좀 더 두드러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삼성전자와 네이버, 중국 알리바바, 대만 폭스콘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반면 미국 애플과 알파벳은 3~4%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트업체에 비해 부품업체가 더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 완성품 시장은 혁신적인 제품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서 일종의 레드오션이 돼 버렸다"며 "이에 반해 부품이나 반도체에서는 기술 혁신이 거듭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폭스콘 주가 강세는 부품 경쟁력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아시아 기업 강세가 환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선진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펴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아시아 기업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원화 가치가 크게 올라감에 따라 추가적인 원화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향후 아시아 IT기업 강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윤 센터장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추수감사절은 전통적으로 IT 수요가 많은 시기여서 갤럭시노트7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면 다시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무라증권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최근 급등한 아시아 증시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재진입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보냈다. 지난 6월 2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직후 아시아 증시에 대해 가장 먼저 '바이'를 외쳤던 노무라증권은 지난 15일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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