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예상보다 전망 더 나빠" 판단..갈길 먼 대우조선에 '회계악재' 덮쳐
■ 2분기 1조2209억 적자 쇼크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업체 소낭골이 발주한 1조원 규모 인도 자금이 지연되는 등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가뜩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직 경영진에 이어 현 경영진도 고의적인 회계 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실적 충격이 가시화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분기 회계 충격 핵심은 각각 1조2000억원과 4000억원까지 불어난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이다.
우선 순손실과 관련해 외부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대우조선 이연법인세 자산을 인정해줄지를 놓고 막판까지 대우조선해양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연법인세 자산은 기업이 산정한 법인세가 실제 세무회계 과정을 거쳐 산출된 법인세보다 적을 때 그 차액을 뜻한다. 향후 국세청에 납부할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산으로 본다. 그러나 법인세가 공제된 만큼 자산으로 잡히는 것은 국내 회계규정상 10년 이내에 영업으로 수익을 내는 규모에만 한정된다.
만약 대우조선이 앞으로 10년간 영업이 안 좋으면 공제 자체를 못 받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실적에서 이연법인세 자산을 잡지 않고 순손실을 예상보다 많이 기록한 것은 회계법인이 그만큼 앞으로의 영업활동 자체를 비관적으로 봤다는 뜻이다.
영업이익에서도 관행적으로 대우조선이 이익으로 잡았던 부분에 가차 없이 '메스'를 들이댔다. 종전까지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등을 건조할 때 일정 기간 내 공정률을 맞추면 선주들로부터 받을 인센티브를 영업이익으로 잡았다. 하지만 삼일회계는 2분기 진행된 프로젝트부터는 실제 자금이 완납되지 않은 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에 포함하지 않았다. 대우조선은 공정을 예정대로 끝마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이유로 인센티브를 영업이익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손실폭이 커지면서 4조원대 대우조선 국책은행 지원 결정과 관련한 23일 국회 청문회에서도 여진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우조선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보수적인 감사에 따라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손실이 반영된 프로젝트들은 현재 주문 주체와 연말 인도에 합의하는 등 정상적인 건조를 진행 중이며 인도 시 오히려 추가 이익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계상 2분기 손실이 커지며 조선 '빅3' 가운데 대우조선 위상은 더 고립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는 2분기 대부분 실적 개선을 이뤘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올 초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2분기에는 매출 9조8627억원, 영업이익 5572억원 등 실적을 냈다. 삼성중공업 재무 상황도 나아졌다. 2분기 2837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면 800억원 안팎 흑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우조선은 실적 숨통이 조여오는 상황에서 받아야 할 대금마저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에 드릴십(이동식시추선) 2기를 발주했던 앙골라 소낭골이 경영난에 인도를 차일피일 미루며 1조원가량을 받지 못한 부분이 크다.
[박용범 기자 / 김정환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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