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연기 3년에 '호불호' 논하는 당당함 [인터뷰]

연휘선 기자 2016. 8. 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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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3년. 한 분야에 통달하기엔 짧겠지만 그렇다고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은 아니다. 배우 정해인이 ‘그래 그런거야’를 마치며 연기 3년 만에 정체성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정해인은 최근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연출 손정현)의 촬영을 마쳤다. 그는 지난 2월 13일 ‘그래 그런거야’가 첫 방송된 뒤 약 8개월 여의 시간 동안 극중 막내 아들 유세준의 옷을 입었다. 불볕더위 속에 수개월의 강행군을 끝낸 덕분에 그는 종영을 앞두고 있는 순간에도 한결 홀가분했다.

동시에 허탈함을 표했다. 반년 넘게 가족이었던 출연진과 떨어지는 것이 아직은 실감도 안 나고 얼떨떨하다는 것. 그는 종방연은 돼야 ‘그래 그런거야’의 끝이 실감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촬영 내내 막내인 자신을 돌봐주고 챙겨준 선배 연기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작품에서 정해인은 연기 경력으로나 극중 캐릭터로나 막내였다. 그 만큼 대선배들과의 호흡이 어려웠지만 사랑도 많이 받았다. 그 중에서도 극중 유세준의 엄마 한혜경 역의 김해숙과 정이 듬뿍 들었다.

정해인은 “김해숙 선생님은 극중에서도 엄마였고 실제로도 엄마처럼 챙겨주셨다. 따로 집을 찾아 연기와 배우로서 상담을 받기도 했다”며 “여전히 엄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정해인은 ‘그래 그런거야’ 촬영 내내 신인 배우로서 어려웠던 대선배 연기자들과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그래 그런거야’의 제작진 역시 정해인에게는 까마득했다. 특히 김수현 작가는 경력도 경력이거니와 자신만의 확고한 작품 세계를 갖고 있어 중견 연기자들도 쉽지 않은 인물인 터였다.

정작 정해인은 김수현 작가나 손정현 감독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수현 작가 없이 손정현 감독과 오디션을 봤지만 그 때부터 마음은 편했다고 털어놨다. 정해인은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저한테 피해를 주는 분들은 아니지 않나. 또 애초에 긴장하지 않는 성격이다”라며 담담하게 오디션에 응했고 출연 결정 소식은 기쁘고 감사하게 받아 들였다고 했다.

대신 김수현 작가에 대한 긴장감은 전체 대본 리딩과 촬영 현장에서 드러났다. 정해인은 “단 한 순간도 호락호락한 적이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매 장면 매 신마다 긴장한 채 유세준 역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연스레 매 장면이 정해인에게는 도전이었다. 정해인은 “같은 드라마인데도 한 장면 한 장면이 지나가고 대본이 넘어갈 때마다 매회가 도전이었다”며 강도 높은 긴장감에 대해 토로했다.

촬영 과정에서 정해인은 대본을 정독하며 촬영에 대한 압박을 극복했다. 또한 배우 정해인의 모습을 잠시 내려 놓고 막내 아들 유세준 역에 몰입했다. 늦둥이 동생을 둔 장남임을 밝힌 그는 실제로는 무뚝뚝한 성격에 아빠 같은 형이라 극중 유세준과 성격적으로 전혀 달랐다. 이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대가족으로 살았던 유년시절의 기억과 추억 등에 기대며 마찬가지로 3대가 사는 대 가족의 막내인 유세준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결과적으로 정해인은 무뚝뚝하고 의젓한 실제 자신의 모습이 아닌 때로는 철 없고 자기 주장도 강해 집안의 골칫덩이 격인 유세준을 소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중반부에 들어서는 남규리가 연기하는 이나영 역과 러브라인까지 소화했다. 정해인은 남규리와의 러브라인에 대해 처음부터 알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김수현 작가가 미리 구상해둔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만큼 김수현 작가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던 것이다.

정해인은 ‘그래 그런거야’를 둘러싼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었던 대중의 반응과 시청률 부진이라는 수치에 대해서도 흔들림 없었다. 그는 단순히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신인 연기자로서 제약 받는 상황이 아니라 나름의 확고한 기준으로 김수현 작가에 대한 신뢰를 밝히며 눈을 빛냈다. 모름지기 작가는 제 때 대본을 쓰고 배우가 대본에 맞춰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한다. 정해인은 이 기본에 충실했다.

“김수현 작가님 작품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대본이 밀린다거나 ‘쪽대본’을 받은 적이 없어요. 그런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절대 의심할 수 없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이야 하늘의 뜻이죠. 모든 배우들이 시청률에 연연하지도 않고요. 아직까지 저는 이런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정해인은 연기자로서의 기본인 연기에 매진했고 그에 따른 칭찬에는 손사래를 치며 부끄러움을 표했다. 그는 스스로 칭찬에 인색함을 고백하며 자신에 대해 “’호불호(好不好)’가 확실하게 있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스스로의 칭찬을 아끼는 대신 좋고 싫음이 분명한 면모는 배우 정해인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와도 맞닿아 있었다. 그는 “배우는 일종의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우 자신의 만족보다 “대중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무엇보다 정해인은 단순히 웃고 즐길 수 있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공감과 대리 만족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는 결국 어떤 작품에서든 폭넓은 변화와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이에 정해인은 닮고 싶은 선배 연기자로 박해일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면서도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 변신하는 박해일의 면모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매 작품 마다 캐릭터의 옷에 맞추기 위해 정해인은 연기에 바빴고,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예능이나 여타의 분야에 대해서도 뜻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연기 경력을 “고작 3년”이라고 칭하며 “아직은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 그런거야’의 종영과 동시에 곧장 영화 ‘임금님의 사건 수첩’ 촬영에 들어간다고 밝힌 만큼 배우 정해인의 행보는 당분간 연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고작 3년’에도 ‘호불호’가 확고한 이 당찬 배우의 앞날이 기대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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