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김성국, 올림픽 사격장에서 싹튼 남북 우애

이승준 2016. 8. 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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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앞으로 형 보면 친한 척 해라"

세계 사격 최초로 올림픽 개인 종목 3연패를 달성한 '사격의 신' 진종오(37·KT)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동생을 만들었다. 남북 분단 때문에 일부러 만날 수는 없지만, 국제무대의 사대에서 '호형호제'할 수 있게 된 동생이다.

진종오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전하면서 결선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동메달을 따낸 북한의 김성국(30)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김성국은 결선에서 한 때 1위까지 오르기도 하는 선전을 펼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시상식에서 김승국에게 '형-동생'하자고 말해줬다. 동생이 하나 생긴 격이다"라고 말했다.


김성국은 기자회견에서 "진종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로 적수라고 생각한다. 진종오를 목표로 놓고 훈련해 나중에는 우승하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 진종오는 "사격장에서 만난 북한의 김정수(39)가 나보고 '너 왜 10m 권총은 그렇게 못 쐈느냐'라며 핀잔을 줬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진종오가 '형도 못 쐈잖아요'했더니 자기는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고 했다. 진종오는 "형만 나이 먹었나요. 나랑 두 살 밖에 차이 안나요"라는 농담도 주고받았다고 귀띔했다.

김정수는 진종오보다 2살 많은 북한 사격의 베테랑으로 인민체육인 칭호까지 받은 스타다. 진종오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권총과 공기권총 타이틀을 두고 김정수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진종오는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개인 종목 4연패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진종오는 "사람이다 보니 욕심이 난다. 욕심이 없으면 승부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정정당당하게 선발전을 치러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 은퇴하라고 하니까 서운한 마음이 든다. 은퇴할 마음은 없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운이 잘 따라준다면 도쿄올림픽까지 해보고 싶은 욕심"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기회가 주어지면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도전하겠다. 지금 국제사격연맹 선수위원을 하는 것도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승준기자 (sail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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