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 좀 제발.." 통곡과 오열의 단원고 유품정리

박은수 기자 입력 2016. 8. 12. 08:35 수정 2016. 8. 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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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4개월 보존 기억교실 이전..'유품 정리' 유가족들 눈물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2년4개월 보존 기억교실 이전…'유품 정리' 유가족들 눈물 ]

단원고 기억교실 책상과 의자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가족, 추모객들이 놓고 간 추모꽃다발, 편지 등이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내 딸 수정아 어떡하니. (세월호에서) 살려달라고 얼마나 외쳤을까. 불쌍한 내 딸아"

11일 이른 아침부터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에서는 세월호 희생학생들의 유품정리가 시작됐다. 고 김수정 양의 어머니는 딸의 유품이 고스란히 놓여있는 단원고 3층 2학년 2반 기억교실 계단에서부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딸의 사진을 보고 통곡하던 어머니는 사진을 꼭 끌어안은 채 의자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고 이후 통곡소리는 1시간동안 계속됐다.

고 김소정 양의 아버지는 딸의 사진과 편지 등을 하나 둘 기록물 상자에 담았다. 딸이 쓰던 책상을 부둥켜 안고 있던 어머니는 "우리 애들 좀 그대로 있게 놔둬. 여보 (교실 이전을) 막아줘"라고 외치며 통곡했다.

또다른 기억교실에서는 고 이단비 양의 어머니와 고 이경주 양의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자식의 유품을 정리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의 어머니가 유품정리 중 딸의 의자를 끌어안은채 오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 이경주 양의 어머니는 "지금은 단원고에서 나갈 때가 아닌데 너무 슬프다"며 "진상규명도 안 되고 희생자 수습도 안됐는데 기억교실을 이전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단원고 기억교실 이전작업은 이렇게 희생된 유가족들의 통곡과 오열 속에서 한참동안 진행됐다.

유품 정리는 이날 2학년 2반과 8반에서 나머지 8개 기억교실의 유품은 오는 13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억교실은 희생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해 지난 2년4개월동안 사고 전 모습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돼 왔다. 4·16 가족협의회와 자원봉사자들은 15~18일 책상·의자·교탁 포장을 한 후 19일 추모행사를 진행한 뒤 20~21일 유품 등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 이전할 계획이다.

박은수 기자 utopia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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