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모친 강태영 여사 별세.. 한화그룹 기틀 마련한 조력자
강 여사는 1927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났다. 수원여고를 졸업하고 양가 부모 소개로 광복 직후인 46년 김종희 창업주와 결혼했다.
60~70년대 김 창업주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 유력 인사와 활발히 교류할 땐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했다. 당시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 외국 손님이 자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손수 식사를 대접했다. 71년 레어드 미국 국방부 장관이 방한했을 땐 장관 부인인 바바라 여사가 “강 여사로부터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창업주의 후학 양성에 대해서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도왔다. 창업주가 고향인 충남 천안에 북일고를 세울 때도 강 여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학교 부지 선정 문제로 고민에 빠진 창업주에게 현재 북일고 부지인 천안시 신부동 땅을 둘러보자고 제안한 것도 강 여사다.
아들인 김승연 회장에겐 삶의 스승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81년 창업주가 갑작스레 별세한 뒤 김 회장이 경영을 승계하자 재계 안팎에선 젊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강 여사는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아들의 사업능력과 추진력이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며 장남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창업주와 함께 성공회 신자였던 강 여사는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성 안나의 집’과 ‘성 보나의 집’을 후원하는 등 사회공헌도 해왔다. 지난 2005년엔 아단문고를 설립해 한국 고서적과 근현대 문학자료를 수집해 학계 연구자료로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유족으론 딸 김영혜(68) 제일화재해상보험 이사회 의장, 김승연 회장, 김호연(61) 빙그레 회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선영이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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