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벼랑 끝에서 대역전을 만든 박상영의 '긍정 에너지'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16. 8. 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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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이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게자 임래에 승리하고 있다. OSEN

2016 리우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박상영(21·한국체대)의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선수로 통한다. 청소년기 어려웠던 가정 환경에서도 밝은 성격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왔던 것도 ‘초긍정’의 결과다. 지난해 전방 십자인대 부상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을 때도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고, 결국 올림픽에서도 역사에 남을 드라마를 남겼다.

박상영을 잘 아는 지도자들도 한결같이 박상영의 강점으로 ‘멘털’을 이야기한다. 한 펜싱인은 “노력과 긍정이 돋보이는 선수다. 결승전 피스트(펜싱 경기장)에서도 웃음기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선수가 저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일을 냈다”고 했다.

박상영을 처음 펜싱의 길로 인도한 진주제일고의 현희 코치는 경기 전 박상영과 문자를 주고 받았다. 박상영은 ‘대진표도 안좋은데 왜 이렇게 자신있죠? 저 사고치는거 아니예요?’라며 장난기있는 문자를 보내왔다. 현 코치는 “경기 전에 긴장하는 스타일인데 잘 이겨내는거 같아서 기특했다”며 “부담감만 잘 극복하면 잘 해낼 것이라 생각했다. 원래 뒤집는 경기가 많아 결승에서 마지막에 따라붙었을 때 기대했다. 역전 경기가 많다는 것은 위기에서 집중력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만큼 멘털이 강하다는 의미”라며 흐뭇해했다.

박상영은 대회에 앞서 SNS 프로필에 ‘인생을 사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무 기적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모든 일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진짜 ‘기적’을 만들어냈다.

경남체고에서 박상영을 지도했던 정순조 코치는 “긍정적인 멘탈이 주변에도 영향을 미치는 선수다. 시합에 져도 ‘내 탓’이라며 더 열심히 훈련한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라면서 “박상명은 스피드가 동물적인 감각에 가깝다. 여기에 경기 운영도 나이에 비해 돋보이는데 순간마다 판단이 좋다. 결승에서도 백전노장을 뛰어넘는 경기 전략이 좋았다”며 잠재력도 높이 평가했다.

박상영은 “메달은 생각도 못했다. 세계인의 축제이니 즐기자고 생각했다. 인생 살면서 ‘언제 올림픽에 나오겠냐’는 생각에 후회 없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며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은 것이 역전승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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