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바닷물 비브리오균과 감염자 수 급증

입력 2016. 8.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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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비브리오균 50년간 3배..알래스카에도 출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은 비브리오균이 번성하는 계절엔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권장하는 등 주의 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대서양 비브리오균 50년간 3배…알래스카에도 출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 속 비브리오균이 급증하고 이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고 패혈증이나 장염 등 각종 비브리오 질환에 걸리는 일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과학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학자 9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50여 년 사이 대서양 연안 9개 지역의 비브리오균이 3배로 늘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1958~2011년까지 대서양 일대의 플랑크톤을 수집하고 서식상태 등을 정리한 '지속적 플랑크톤 기록'(CPR)의 하나로 수집된 플랑크톤 표본의 DNA 등을 검사, 분석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를 이 지역 바닷물 표면 온도 및 대기기온 변화 기록, 비브리오 감염자 추이 등과 비교했다. 그 결과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바닷속 비브리오균이 증가하고 인체 감염자도 늘어나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4년간 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평균 1.5℃ 높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비브리오균 감염 확진 사례는 1990년대 후반엔 연평균 390건이었으나 근년엔 1천30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보고되지 않은 사례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리카 콜웰 미국 메릴랜드 대학 교수는 그동안 기후변화와 질병 발생 간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여럿 있었으나 바닷물 온도 변화가 세균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질병 발생이 늘어나는 직접적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미생물학자이자 미국 국립과학원장을 지낸 콜웰 교수는 "앞으로 가장 위험한 일은 전에는 비브리오균 감염이 발생하지 않던 지역들에서 감염자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브리오균은 상대적으로 찬물에서도 어느 정도 서식하지만 따뜻한 물에서 번성하며 수온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지구 온난화로 곳곳의 해수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

콜웰 교수는 유난히 빨리 수온이 오르고 있는 발트해와 인접한 북유럽 해안에서 비브리오균이 점점 많아진다는 학자들의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과거엔 비브리오가 살기엔 너무 추운 알래스카에서도 이제는 비브리오 감염증이 생기고 있다.

콜웰 박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련한 모형을 앞으로 인공위성 측정 해수면 온도 변화 등과 결합해 비브리오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호주 시드니공대 미생물학자 모리지오 라바테 교수는 비브리오 서식에 영향을 주는 바닷물의 염도 및 영양소, 플랑크톤 서식 상황 등의 측정 자료까지 보충하면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뉴사이언티스트는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8일(현지시간)자에 실렸다.

◇ 비브리오균과 질병 = 비브리오균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비브리오 콜레라균은 콜레라를 일으킨다.

바닷물 속에 사는 비브리오균종들도 여렷 있다. 이 균으로 오염된 바다의 해산물을 날것 또는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먹으면 장염이나 패혈증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오염된 바다에서 수영하다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조리과정에서 감염된 도마와 칼 등 조리도구와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 의해 2차 오염된 식품을 먹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해마다 5~6월부터 시작해 9~10월까지 비브리오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진다.

장염 비브리오균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와 복부 경련, 미열, 오한을 동반한 위장염, 설사(주로 물 설사며, 때에 따라 피가 섞인 설사) 등을 일으킨다.

특히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 환자의 사망률은 40~50% 정도로 매우 높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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