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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산업은행 등 주요 공공기관의 경영진 자리가 보은인사로 낙점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국회 차원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 회기마다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들이 쏟아졌지만 이해관계자의 반발, 정치권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대부분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폐기됐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9대 국회에서 공공기관의 인사시스템 개편과 관련된 법안(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은 18개가 발의됐다. 대부분은 공공기관의 CEO(최고경영자), 임원, 감사 등 경영진의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 법안 중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단 한 개도 없다. 대부분은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정쟁에 휘말려 아예 상임위(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조차 안된 법안도 있다.
대부분의 낙하산 방지법이 업무경력등 자격기준 강화와 취업제한에만 집중되다보니 제도적 실효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과 같은 논란들도 적잖았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전 의원은 2012년 11월 임원추천위원회가 공공기관장을 추천할 때 해당 기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를 추천하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공공기관 경영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선 내부 전문가를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는데 인력풀을 원천적으로 제한할 경우 좋은 인재 발굴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전 의원은 2014년 4월 공공기관 경영진은 5년 이상 전문적인 업무경험이 있는 사람을 추천·임명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법적 기준이 애매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당시 류환민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전문적인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각 기관의 특성이나 임원 직위에 따라 요구되는 자격요건이 다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전 의원은 2012년 12월 국가 공무원으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 공공기관 임원으로 취업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2월 창당 1호 법안 중 하나로 공공기관 임원에 정치인 임명을 제한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자격기준이나 취업제한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제도의 인사절차를 원칙에 맞게 적용하고, 사후적으로 경영진을 통제할 수 있게 감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