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렬 전직 교사

서울의 초등학교에서 남성 교사 비율이 13%에 불과하다고 한다. 남교사 절대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방치한 채 대안을 마련하지 않아 악화일로인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에선 6년 동안 담임 남교사 한번 만나는 것이 어린이와 학부모의 '바람'이 돼버렸다. 중·고등학교에선 좀 덜하지만 여초 현상이 심각하긴 마찬가지이다. 공립의 경우, 여교사가 중학교는 70%이고 남고도 65%에 이른다.

여교사가 너무 많으면 학교 폭력이나 생활 지도에 아무래도 어려움이 생긴다. 또 아이들의 성장 발달 과정에서 생활 태도, 가치관, 행동 양식 등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도 균형을 잃기 쉽고, 청소년 시절의 바람직한 정체성 형성에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다. 또 체육 같은 수업이나 수련회 같은 특별 활동, 혹은 동아리 활동에서도 남교사가 맡아야 더 효과적인 부분들이 적잖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남교사 태부족 현상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교육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교원 신규 임용 때 남성 할당제를 시행하자. 각 시·도 교육감에게 지역별 현실을 감안한 일정 조정권을 주는 것이다. 임용고시 때 군필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남교사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 데 도움 될 것이다. 여성 구직자들은 반대할수 있지만, 과도한 여초 현상의 문제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여교사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도 지나친 여초 자체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가 높지 않은가.

이와 함께 교대 신입생 선발에서도 남학생 비율을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도 일부 교대에서는 남학생을 따로 선발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청이 미래의 교원 수급 상황을 분석해 적극적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많은 우수한 남학생이 교직에 매력을 느끼도록 처우 및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도 고득점 남학생의 상당수가 여전히 의대나 법대 및 상경대 등을 지원하는 이유가 졸업 후의 사회적 대우와 인식이 교직보다 낫다고 보기 때문 아닌가. 마지막으로 우리도 외국처럼 교사를 대학원 수료자나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서 선발하는 등의 충원 방법 개선도 검토했으면 한다. 이들은 특히 장학직이나 연구직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