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첫 당대표·비박 단일화 大역전..누가 돼도 '드라마'

추동훈 입력 2016. 8. 8. 17:50 수정 2016. 8. 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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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 투표' 이정현·주호영 힘실려..TK 표심·단일화 파괴력 관심대의원 9135명 오늘 현장투표..이주영·한선교도 막판 반전 노려

9일 새누리 전대 막판 관전 포인트

새누리당이 9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이정현, 이주영, 주호영, 한선교 후보(기호순) 간 4파전으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는 전당대회 전날인 8일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을 이어가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례없는 후보 간 접전이 펼치지면서 누가 당선돼도 '이변'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4명의 최고위원과 1명의 청년최고위원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 역시 유력 후보 없이 난타전을 이어가며 유·불리 여부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실상 차기 지도부의 윤곽은 전당대회 종료 후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 초반만 해도 후보 난립 양상을 띠던 당 대표 선거는 지난 주말 불거진 '오더(특정 후보를 뽑으라는 주문) 투표' 논란을 기폭제 삼아 친박계 이정현 후보 대 비박계 주호영 후보 간 양강 대결에 이주영 후보가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가 됐다.

각 계파 핵심부로부터 각각 이정현, 주호영 후보를 밀라는 오더가 내려짐에 따라 이들 후보는 사실상 계파의 비호를 받게 된 셈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범친박계 이주영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경쟁 끝에 사실상 친박계의 낙점을 받은 이정현 후보는 새누리당 최초의 호남 출신 당 대표에 도전하고 있다. 전남 곡성이 고향인 이 후보는 "광복 이래 최초의 호남 출신 보수정당의 당 대표가 나오는 것이 정치혁명의 시작이며 새 역사"라며 본인이 돼야 하는 이유를 수차례 밝혀온 바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실제 몇 차례 실시된 당 대표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는 등 현재까지 분위기가 가장 좋은 것도 이 후보에게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다만 새누리당 주류인 영남지역에서의 낮은 지지도 극복과 친박계에 거부감이 큰 서울·수도권 지역에서의 선전 여부가 그의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통해 비박계 유력 주자였던 정병국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던 비박계 단일 후보 주호영 의원은 막판 기세가 고무적이다.

비주류에다 인지도 자체도 뒤진 것으로 평가됐던 주 후보는 친박계의 계파 패권주의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단숨에 비박 대표 주자로 등극했다.

특히 지난 4·13 공천 파동을 겪으며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복당 두 달여도 안 돼 새누리당 정국의 중심에 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비박계가 단일대오로 주 후보 지지에 나섬에 따라 막판 비박계 표 결집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주 후보 측은 비박계 정병국· 김용태 의원의 도움으로 수도권 표심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대구·경북(TK) 출신을 지렛대 삼아 영남권에서 선전이 뒷받침될 경우 예상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더 논란과 관련해 "비박계의 경우 개혁에 동참해달라는 지지 호소에 불과하지만 친박계의 오더는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진짜 오더"라며 "친박들은 사실상 지금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오더는 정말 자유의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선 초반부터 친박계와 거리 두기 등 중립성향을 강조해온 이주영 후보는 오더 정치로 인해 사실상 양 계파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사실상 쫓기는 자에서 쫓는 자의 입장이 된 이 후보는 오랜 기간 당 대표 경선을 준비해온 만큼 탄탄한 조직력과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막판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칼날을 갈고 있다. 다만 친박계 후보 단일화 실패로 이정현 후보, 한선교 후보와의 표 분산을 피할 수 없는 데다 막판 기세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 역시 방송인 경험 등을 통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다크호스로서 끝까지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는 계획이다.

9일 열리는 현장 투표에는 총 9135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차기 지도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는 사전투표 참가인원의 13.1%에 해당하는 규모로 박빙대결이 펼쳐지는 만큼 이는 충분히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대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4500여 명이 수도권지역이라 비박계 성향이 강한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전당대회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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