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환자' 1000명..최근 2주새 500명 집중

이병문 2016. 8. 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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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도 10명..열사병 의심땐 옷부터 벗겨 체온 낮춰야

◆ 폭염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

최근 실외작업장에서 공사를 하던 근로자 A씨(34)가 쓰러져 사망했다. 오후 4시쯤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을 때 그의 체온은 41.1도였다.

전국에 걸쳐 기록적인 가마솥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온열질환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더위가 극심했던 최근 2주 사이에 환자 500여 명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온열질환 감시 체계를 가동한 이후 이달 5일까지 집계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 환자는 1016명이었으며 그중 사망자는 10명에 달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2주 사이에만 518명의 환자가 나왔다. 온열질환 사망자는 주로 노인, 알코올 중독자, 냉방이 잘 안 되는 집에 사는 사람, 건설현장 노동자, 심장질환 등과 같은 만성질환자에게서 발생한다.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2014년 전체 환자 수(818명)를 이미 넘어섰으며 지난해 전체 환자 수(1051명)에 육박한다. 기상청은 광복절까지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하며 온열질환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우리 몸은 바깥 온도에 영향을 크게 받아서 추우면 피부 온도가 내려가고 더우면 올라가지만, 체온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바람이 불거나 공기가 건조할 때는 기온이 높더라도 땀이 잘 증발하지만, 바람이 없고 습도가 높은 후텁지근한 날에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진다.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은 이렇게 땀이 몸을 식혀줄 만큼 충분히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생긴다. 특히 더운 곳에서 일이나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 경련이 생기거나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 열사병에 노출되기 쉽다.

생명을 앗아가는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바깥 온도가 매우 높을 때는 무리하게 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선선한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일하고, 일하는 동안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30분마다 충분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무더운 곳에서 일할 때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물을 충분히 마시고 차, 커피,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옷은 땀 흡수가 잘되는 가볍고 밝은 색의 긴팔 옷을 입고, 햇볕에 나갈 때는 모자나 양산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목격했다면 우선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물에 적신 얇은 천을 환자 몸에 덮어주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만약 의식이 없다면 기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문성우 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 격렬한 실내운동으로 인한 열사병과 근육 파괴(횡문근융해증)로 응급의료센터에 이송돼 오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며 "시원한 실내에서 하는 운동이어도 땀을 배출하지 못하면 중심체온 상승으로 인한 열사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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