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스쿨] 내 사랑 '앨리스'②
(서울=뉴스1) 라이프팀 = 문제 행동의 원인을 파악한 뒤 행동수정 계획을 세워 앨리스가 사는 천안으로 향했다.
사실 앨리스 집에 방문하기 전 보호자에게 내준 숙제가 한 가지 있었다. 앨리스와 눈 마주치지 않기, 기상 후 앨리스 안아주지 않기 등 하루 동안 앨리스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곤 보호자에게 숙제를 하고난 다음날 앨리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관찰할 것을 요청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종일 무시를 당한 앨리스는 사이가 썩 좋지 않았던 보호자의 남편에게 다가가는 변화를 보였다. 평소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던 보호자 남편의 다리에 먼저 올라가 안아 달라고 조르는 행동까지 했다.
이러한 행동변화로 유추해 보면 앨리스가 아침마다 보호자 품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은 관심이 ‘보상’으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할 수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더라도 삼시세끼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 감흥이 떨어지듯 앨리스에 대한 보호자의 지나친 애정표현과 넘치는 사랑이 문제행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단 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을 시작으로 클리커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앨리스는 다른 개들보다 습득 속도가 빨랐다. 클리커 트레이닝에선 교육 시 개에게 제공하는 간식의 개수를 통해 개의 학습능력을 측정하는데, 앨리스는 5개 만에 의도를 알아냈다.
먼저 앨리스가 스스로 리드줄에 다가가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뒤 앨리스 목에 리드 줄을 매고 집안에서 산책 교육을 했다.
보호자는 지금까지 리드줄을 매자마자 산책을 재촉하는 앨리스에 이끌려 밖을 나갔다고 했다. 이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 위해 앨리스의 목에 줄을 채운 뒤 집 안에서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는 연습을 시켰다.
의도한 대로 앨리스는 생각하고 행동을 했다. 보호자는 교육을 잘 따라오는 앨리스를 보며 “우리 앨리스가 머리가 좋은 아이란 걸 이제야 느꼈다”며 “내가 공부를 더해야 겠다”고 말하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그 다음으로 땅에 떨어진 음식물을 주워 먹는 행동을 수정하기 위한 교육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먹는 반려견을 향해 “안 돼”라며 큰소리를 치곤 한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방법이다.
보호자의 큰소리를 들은 개들은 두려움을 느껴 행동을 멈추는 것이지 ‘이 행동이 잘못된 것이구나’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보호자의 눈을 피해 언제나 바닥의 음식물을 주워 먹게 된다.
이를 고치기 위해선 ‘대안 행동’을 만드는 것이 좋다.
① 앨리스가 좋아 하는 보상물 두 가지(앨리스가 아주 좋아 하는 것(a)과 보통 좋아 하는 것(b))를 준비한다.
② (b)를 앨리스에게 닿지 않는 곳에 던져두고 기다린다.
*이때 반려견들은 보호자에게 ‘도와 달라’는 눈빛을 보낸다.
③ 앨리스가 눈빛을 보내면 a의 보상물을 제공한다.
*보상물 a는 꼭 손으로 급여한다.
이 학습을 한 반려견들은 땅에 떨어진 음식을 보면 보호자에게 ‘어떻게 할까요?’ 라는 눈빛을 보내게 된다.
교육이 끝난 뒤 앨리스가 산책을 나가서도 배운 대로 행동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공원을 찾았다. 가르치는 사람이 바뀌었을 때도 잘 해내는지 체크해야 했다.
일단 공원에 나와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앨리스에게 직접 간식을 급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에 대한 거부감을 호감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그리고는 보호자에게 리드줄을 넘겨주고 앨리스와 함께 걸어보라고 요청했다.
역시 앨리스는 똑똑한 아이였다. 앨리스는 앞서 나가지도 않고 보호자의 발걸음에 맞춰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만났을 때도 전혀 짖지 않았다. 땅에 떨어진 음식을 신경 쓰기보다 보호자의 의도를 생각하며 차분하게 산책을 즐겼다. 앨리스는 눈 깜짝할 사이에 착하고 멋진 반려견으로 바뀌어 있었다.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칼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
▶ [펫스쿨] 내 사랑 '앨리스' 1편 바로가기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연예인은 벗을 수 있고 성로비 해야" 지망생 옷 벗긴 기획사 대표
- "남편과 불화에 생활고 겹쳤다"..22개월 아들 목조른 20대 엄마
- 공포의 대통령 "마약 밀매업자? 발견시 사살"
- 웹하드에 음란물 200GB 올린 '헤비업로더' 구속
- 투신 여중생 이유가.."SNS 괴롭힘 당해"
- 50대 원조 인플루언서 강희재 "남친 19살 어려…결혼 생각은 없다"
- "우리 덕 보잖아, 회식비 좀"…환경미화원에 현금 1만 8000원 뜯긴 가게
- 김장하 만난 문형배 "8대0 아니면 국민 설득 힘들었을 것"…탄핵 입 열다
- "尹 한강서 경호원과 한가로이 산책"…모자 쓰고 다리 올린 모습 포착
- 어수선한 탄핵 정국에 최순실 출소했었네…3월 형집행정지, 전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