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서천서 우리 역사와 문화를 만나다

2016. 8. 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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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물이 지친 숨을 몰아 쉬며 서해로 빠져나가는 곳 문헌서원∼봉서사∼한산모시관∼건지산, 마지막은 장항소나무숲에서 일몰 감상
문헌서원 정원

금강물이 지친 숨을 몰아 쉬며 서해로 빠져나가는 곳

문헌서원∼봉서사∼한산모시관∼건지산, 마지막은 장항소나무숲에서 일몰 감상

(서천=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에는 일상에서 벗어나 충남 최남단 '하천이 펼쳐진다'는 뜻을 가진 서천(舒川)의 문화역사와 관광지를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이 충북 영동, 옥천, 대전, 세종, 충남 공주, 부여 를 거쳐 마지막 서해로 내닫기 직전 지친 숨을 잠시 고르는 곳이 서천이다. 거리는 390㎞를 이른다.

문헌서원 400년생 배롱나무

시작은 호남고속도로와 공주-서천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동서천IC를 빠져나와 문헌서원(文獻書院)에서 하는 것이 좋다.

동서천IC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계속 직진 광암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서천읍 방면으로 진행하다가 350m 전방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우회전, 앞으로 가다 보면 기산면 영모리 10번지 목적지에 다다른다.

고려 삼은(三隱)의 하나인 목은 이색 선생, 가정 이곡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27년에 세운 서원으로, 이색의 자취가 서린 곳이다.

서원에 들어서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사원임을 직감하게 된다.

'서원으로 들어서려면 말에서 내려라!' 문헌서원 입구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세워져 있다.

서원 내 신도비

홍살문을 지나 서원으로 들어서면 처음 맞이하는 것이 외삼문이다. 이색 선생의 묘소를 우선 찾아가 보자.

길 정면으로 보이는 이색신도비를 지나면 북쪽 산등성이에 있는 이색 선생과 셋째 아들 양경공의 묘가 보인다.

신도비 뒤로는 이색 선생 영당이 있고, 오른쪽으로 효정사가 자리잡고 있다.

문헌서원은 위패를 모신 사우와 목은 이색의 영당을 비롯해 유림이 모여 학문을 토론하던 진수당, 6칸 규모의 2층 누각식 강당, 제기를 보관하는 전사청, 관리인 숙소인 수호사, 내·외삼문, 재실, 이색 신도, 이종덕 효행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원은 연중무휴 개방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서원 안의 한옥

이곳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풍수지리학자들은 이 일대 최고의 명당으로 꼽는다. 이 때문에 목은 선생 이후 한산 이씨 후손이 번창했다는 설이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한옥 체험은 물론 식사도 할 수 있다.

문헌서원 초입 경내에는 5채의 한옥이 전통 건축양식으로 신축돼 관광객을 맞는다. 기린산의 짙푸른 송림과 아늑한 분위기에서 몸과 마음을 맡기고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는 서원 스테이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기린산은 146m 높이의 나지막한 산으로 산악인들에게는 언덕에 불과하지만, 금강하구의 평야에서는 우뚝한 모양으로 이 일대에서는 가장 빼어난 산이다.

서원구경을 마치고 나와 왼쪽 길로 돌아서 5분 정도 접어들면 한산면 호암리 건지산(乾芝山) 자락에 조그마한 사찰인 봉서사가 나온다.

봉서사 모습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다.

구한말 독립운동가 이상재 선생이 소년 시절에 공부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극락전·삼성각·심검당·요사채 등으로 짜여 있다.

극락전에는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334호로 지정된 소조삼존불상(塑造三尊佛像)이 봉안된 고즈넉한 작은 절이다.

건지산 기슭을 벗어나 10분여분 동쪽 들녘 쪽으로 나오면 한산면 종지리가 나온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사회장을 치른 이상재 선생이 태어난 집이 있다.

이상재 선생 생가

선생의 생가는 안채와 사랑채가 있는 초가집으로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다. 대문은 솟을대문을 두었다.

안채는 1800년경에, 사랑채는 1926년경에 지었다고 하나 원래 건물은 1955년에 없어지고 지금 있는 건물은 1972년, 1980,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복원한 것이다.

안채와 사랑채를 구분 짓는 내외담 없이 생가터에 들어서면 안채가 훤히 개방된 구조이다.

생가 옆에는 유물전시관이 있어 선생이 생전에 남긴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발걸음을 다시 서쪽으로 돌려 한산면 소재지를 관통, 기산 쪽으로 500여m 오면 민족의 혼이 담긴 전통 한산 세모시를 만날 수 있다.

한산모시관에서 열리는 모시축제

이곳 한산모시관에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와 충남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한산모시짜기 기능을 보호, 전승하고 있다.

단아한 초가지붕 사이를 지나 모시관으로 들어서면 우리 조상의 손때가 그대로 묻어있는 모시 짜기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도구를 만날 수 있다.

모시고증서적과 베틀, 모시길쌈도구, 모시제품과 공정을 전시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모시를 짜는 장인의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다.

한산세모시는 모시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치는데, 색깔이 희고 고와 요즘의 찌는 듯한 여름철 옷감으로는 으뜸이다. 백제시대부터 서천군 한산면에서 생산됐고, 고려 때는 명나라와의 중요한 교역상품 중 하나였다.

이곳에서 우리 전통 천연섬유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느끼고 체험할 좋은 기회를 맛볼 수 있다.

소곡주 축제장에 선보인 소곡주

이어 백제 부흥운동군의 거점이던 건지산성(사적 60호)에 올라보자.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고 정상까지는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산성의 북쪽은 험준한 천연의 암벽을 이용하여 성벽으로 삼았고, 나머지 부분은 흙으로 쌓았으나 현재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이다.

이곳 정상에는 팔각정도 만들어져 있고 40년생 느티나무가 방문객들의 땀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그늘을 제공한다.

최고는 역시 한산읍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다.

산에서 내려와 한산모시타운 대청마루에 앉아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지역 토속주인 소곡주를 기울이며 백제의 슬픈 이야길 나눠보는 것도 색다른 흥취를 준다.

장항스카이워크

서천군은 문헌서원∼기린봉∼봉서사∼월남 이상재 선생 생가지∼건지산성으로 이어지는 약 3시간 코스, 5Km 구간을 대상으로 '솔바람길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장항 소나무숲의 장항스카이워크에 올라 서해로 떨어지는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장항스카이워크 아래에는 1㎞가 넘는 백사장과 접한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솔숲에는 여름 내내 시원한 솔바람이 분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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