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4% "우리 사회 '여성 혐오' 문제 심각"

박창욱 기자 2016. 8. 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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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언론진흥재단 제공 © News1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부설 미디어연구센터가 최근 20~50대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6%가 ‘여성혐오는 실제로 존재하며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던 성차별의 문제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라는 항목에 동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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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여성혐오로 인한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74.1%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25.9%에 머물렀다. 이밖에 ‘여성혐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혐오도 존재하고 있으나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여성에 대한 반감이 여성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학교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젠더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등의 항목에 대해서도 모두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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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을 접하는 주된 경로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65.8%의 응답자가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포함)을 선택했다.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 주로 접한다는 응답은 16.5%, 직장·학교 등 사회생활 공간은 7.2%, 친구·선후배 등과의 사적 모임은 3.8%의 비율을 보였다.

온라인 공간 중에서도 특히 인터넷 카페·커뮤니티나 블로그(51.8%)가 혐오표현을 많이 접하는 온상으로 지목됐다. 센터는 과거 주로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던 혐오표현이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사회생활 공간에서도 응답자들은 혐오표현을 적지 않게 접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듣는 혐오표현은 성별과 관련된 차별적 표현(45.5%)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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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와 관련된 구체적 사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는 남녀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먼저 지난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인가라는 물음에 여성의 78.2%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남성은 48.1%만이 여성혐오 범죄라고 봤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대화에 대해서도 여성의 93.9%가 이는 심각한 범죄라고 밝힌 반면, 남성은 69.9%만이 동의했다. 또 여성 관련 사회 이슈에 ‘개똥녀’ ‘패륜녀’ 등 속칭 ‘OO녀’ 사건이라 명명하는 것에 대해 여성 응답자는 82.7%, 남성은 58.6%가 여성혐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혐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5개를 제시하고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하나를 선택하게 한 결과, 신문이나 방송 등 대중매체에서 여성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했을 때 징계조치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28.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여성혐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교육 실시(22.3%), 인터넷상의 여성혐오 게시글과 댓글에 대한 법적 처벌(20.6%), 여성혐오적인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삭제조치(15.3%), 대중매체의 여성혐오 표현에 대한 자율적 제한(13.2%)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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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연구센터는 또 어떠한 차별적 표현이 혐오표현으로 분류될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해 혐오표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소수자·약자 유형들을 제시하고, 각 집단에 대한 차별적 표현이 혐오표현이라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혐오표현이라고 인정한 유형은 인종·민족에 의한 차별적 표현(71.4%)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성적 기호(동성애자, 양성애자 등, 64.7%), 출신지역(61.5%), 성별(60.3%), 종교(52.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정치적·이념적 성향과 관련된 차별적 표현이 혐오표현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42.6%에 머물렀다. 또 정치적·이념적 성향과 관련된 차별적 표현이 혐오표현이 아니라고 답한 비율도 42.6%에 달했다.

센터는 이와 관련해 "정치나 이념 성향에 따른 차별적 표현이 비록 사회문제가 되고 있더라도, 우리 국민들은 이를 혐오표현의 범주에까지 포함시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진흥재단은 "여성혐오 문제를 포함해 여러 유형의 혐오표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입장은 성별, 연령 등을 포함한 본인의 속성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며 "이에 여성혐오 및 혐오표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남녀간·세대간 인식의 격차를 줄이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부터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6~18일 이루어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 포인트다.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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