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 수리비 최대 3배差..'원래 부품 비싸' 심리이용해 폭리

전범주 2016. 7. 3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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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몬데오 앞범퍼 가격만 144만원차값 더 비싼 BMW320d는 53만원동급 모델 쏘나타LF는 44만원 불과

◆ 거품 낀 수입차AS / 자동차 부품값·공임 비교해보니 ◆

고가 논란에 휩싸여온 수입차 부품 값이 차 메이커에 따라 많게는 3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포드는 고가의 독일 3사 브랜드와 비교해도 범퍼 등 주요 부품 가격을 갑절 이상 비싸게 책정해 한국에서 '부품 장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주요 수입차 업체들의 동급 모델 부품 값과 교체(탈·부착) 공임을 비교 분석한 결과 포드 재규어 랜드로버는 앞뒤 범퍼와 사이드미러, LED 헤드라이트 등 사고 시 가장 많이 교체하는 주요 부품 가격을 다른 업체들보다 비싸게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코리아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님에도 동급 국산차에 비해 4배가량, 럭셔리 수입 브랜드에 비해선 2~3배가량 높은 부품 값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사의 2000㏄급 준중형 세단 모델을 비교해보면, 포드 몬데오는 앞 범퍼를 교체하는 데 144만1100원이 들어간다. 범퍼 부품을 차 색깔에 맞춰 도색하는 도장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소비자는 182만6400원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부품 도장 비용은 차 상태에 따라 비용 격차가 크고, 일부 수입차 업체에서 공개하기를 꺼려 이번 조사에서는 모두 제외했다.

도장 비용을 제외한 앞 범퍼 부품 교체비용은 재규어 XE가 115만600원으로 포드 뒤를 이었고 벤츠 C-200d(86만8100원), 렉서스 ES300h(63만6400원), 아우디 A4(62만5300원), BMW 320d(53만5000원) 순이었다. 포드 몬데오는 BMW 3시리즈보다 차 값이 1000만원가량 싸지만 범퍼 부품 값은 2.7배나 비쌌다. 국산인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LF는 도장 비용을 제외한 앞 범퍼 교체비용이 공식 서비스센터 기준 44만2300원으로 포드 몬데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포드 몬데오는 뒤 범퍼 부품 값으로 118만1400원을 받아 '나 홀로' 100만원대를 넘었다. 벤츠의 동급 차량인 C클래스 뒤 범퍼 가격이 4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포드 몬데오는 사이드미러와 헤드라이트 부품 값에서도 수입차 상위 6개 브랜드 중 가장 비싼 가격을 받았다.

포드코리아는 국내 최고 인기 모델인 익스플로러의 뒤 범퍼와 사이드미러 부품 값을 주요 수입차 업체 중 유일하게 100만원 넘게 받고 있어 가장 비싼 애프터서비스(AS)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켰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포드의 부품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건 인정한다"며 "독일 3사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데도 주요 거점에 AS센터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고정 비용이 많이 들고 그만큼 부품 값도 높아진다"고 해명했다.

최근 국내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올리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그룹도 상대적으로 비싼 AS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앞 범퍼 교체비용 123만9400원, 헤드라이트 교체비용 285만6600원을 요구해 가장 부품 값이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끊임없이 부품 가격과 공임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며 "차체에 고가 알루미늄 소재가 70% 이상 들어가는 등의 특성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부품은 원래 비싸다'는 선입견에 따라 수입차 업체 간 수리비 격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일부 업체들이 신차 가격이나 서비스의 질과 무관하게 '싫으면 말고' 식으로 배짱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전문가는 "수입차 업계가 AS 가격을 낮추고 균일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일부 업체와 딜러사들은 과거의 폭리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프로모션 등으로 신차 가격을 싸게 해주면서 향후 부품 값과 공임 등 AS를 통해 배를 불리는 업체들이 있어 소비자들이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수입차의 고가 부품 값이 문제가 되자 수입차 업체들에 홈페이지에 부품 값을 공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로 수입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부품 값을 찾아보면 소비자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차량 모델별로, 부품을 구성하는 세부 파트별로 전문적으로 나뉘어 있어 일반 소비자로선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더해야 하는지 사실상 판단할 수가 없다. 브랜드별로 어느 정도 수리비가 발생하는지를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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