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기회의 땅'에서 승부조작 파문 속으로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16. 7. 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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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구단인 NC가 생길 때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진 2군 선수들이 많았다. 실제로 NC는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기다린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됐다.

신인 선수들만으로는 전력을 꾸릴 수 없었던 NC는 다른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줬다. 또한 특별지명을 통해 8개 구단에서 1명씩 데려왔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도 영입했다. 그리고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은 NC에서 ‘옥석’이 됐다.

하지만 최근 ‘기회의 땅’이었던 NC가 원치 않았던 승부조작 파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린 승부조작 파문은 NC 소속이었던 이태양부터 시작됐다.

이태양은 브로커에게 2000만원의 대가를 받고 특정 경기에서 상대팀에 1회 볼넷을 주는 수법으로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21일 창원지검에 체육진흥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결국 유니폼도 벗게 됐다.

청주고를 졸업하고 2011년 신인드래프트 때 넥센에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문한 이태양은 2012년 NC의 특별지명 때 이적했다. 넥센 시절에는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태양은 NC로 와서 성장했다.

2013년부터 2년간 31경기에서 4승 9패 1홀드에 머물렀지만 2015년 29경기를 소화하며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열린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멕시코전에 선발투수로 출격, 한국의 대회 우승에 일조했다. 이태양은 “간절하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승부조작으로 인해서 그의 간절함까지 퇴색됐다.

NC의 승부조작 파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NC는 30일 최근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인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이재학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구단 측은 “선수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단은 관련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학은 고양 C팀(2군)에 합류하여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NC는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선수가 성실히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밝혔다.

앞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국가대표 출신인 현직 투수를 소환해 조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재학이 해당 선수로 지목을 받았다. 이에 NC는 이재학과 면담했으나 선수가 결백을 주장했고, 의혹 내용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NC가 전날 발표한 ‘부정행위 대응원칙’에 따라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NC의 부정행위 대응원칙은 “제기된 의혹으로 선수가 정상적인 참가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윤리감사관의 판단이 있으면, 해당 선수를 엔트리에서 등록 말소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현재 선수 본인은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재학마저 혐의가 드러난다면 NC로서는 타격이 크다.

이재학 역시 NC에서 기회를 얻은 선수다. 2010년 두산의 지명을 받은 이재학은 2011년 시행된 2차 드래프트로 신생팀 NC로 옮겼다.

이적 후 선발로서 기회를 얻은 이재학은 2013시즌 10승(5패) 방어율 2.88을 기록하며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 대표팀에도 뽑아 금메달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10승을 올렸으며 올시즌에도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까지 16경기에서 8승 3패 방어율 4.71을 기록 중이었다. 4시즌 연속 10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NC는 선수들의 간절함으로 신생팀답지 않은 돌풍을 일으키며 매 시즌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러나 승부조작 파문으로 인해서 그동안 쌓은 이미지조차 흔들리고 있다. 이재학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NC는 전력은 물론 손상된 이미지 회복을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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