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초반부터 러스트벨트 경쟁..WP "선거전략은 상이"
힐러리, 케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버스투어' 유세 시작
트럼프, 모레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방문…힐러리에 사실상 전쟁선포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대선이 31일(현지시간)로 꼭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초반부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를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곳의 승패가 전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러스트벨트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한 지역으로, 양당의 경선 과정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폐기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운 트럼프가 러스트벨트의 경선을 싹쓸이했고, 민주당에서는 클린턴이 강경 보호무역론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밀려 상당히 고전했다.
현 시점에서는 러스트벨트의 표심이 트럼프에게 다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 전당대회(7월25∼28일) 다음날인 29일부터 곧바로 이 지역 유세에 돌입했다.
클린턴은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과 함께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는 슬로건이 새겨진 감청색의 새 버스를 타고 내달 1일까지 피츠버그를 비롯한 펜실베이니아 주 서쪽과 오하이오 주를 집중적으로 돌며 유세를 한다.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는 대표적인 러스트벨트 지역이다.
클린턴은 먼저 30일 오후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데이비드 로런스 컨벤션센터에서 약 4천 명의 지지자를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면서 '바람몰이'를 시도한다. 케인과 공동 유세를 하는 데는 철강 노동자의 아들인 그가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자 표심을 공략하는데 유효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트럼프는 내달 1일 하루에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와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를 동시에 찾는다. 콜럼버스의 그레이터 콜럼버스 컨벤션 센터에서 타운홀 미팅을 한 뒤 해리스버그의 컴버랜드 밸리 고등학교에서 대규모 유세를 한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나프타를 비롯한 불공정한 무역협정 폐기 또는 재검토, TPP 탈퇴 입장 등을 거듭 밝히면서 자신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되찾아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같은 날 네바다 주의 카슨 시티와 리노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다.
한편,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이날 '100일 본선 레이스'를 전망하면서 두 후보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분석했다.
클린턴은 최대 우군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연대 및 결속을 강화하고 광범위한 주류 진영에 집중적으로 호소하는 전통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쓴다면, 트럼프는 대규모 유세와 더불어 트위터 등을 활용한 메시지 대량 전파에 기반을 둔 비전통적 방식의 선거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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