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도 연탄 때는 집..힘겨운 여름나기

안서현 기자 2016. 7. 3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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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여름 더위에도 냉방은 커녕 연탄을 때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그나마 지원이 나오지만, 여름에는 별다른 지원책도 없어서 혹독한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78살 김봉룡 씨 부부는 이 더위에도 매일 연탄을 석 장씩 땝니다.

집이 지어진 지 40년이 넘어 집안 곳곳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피기 때문입니다.

[김봉룡/78세, 서울 노원구 : 집에 들어와서 발을 못 디뎌요, 땅바닥이 너무 눅눅해서. 그래서 그걸 제거하기 위해서 (연탄을 때요.)]

노후 주택이 몰려 있는 이곳 140여 가구의 60% 이상이 여름에도 연탄을 때고 있습니다.

연탄은 겨울에 지원받은 걸 아껴두었다가 써야 합니다.

연탄 쿠폰이나 에너지바우처 같은 정부의 에너지 지원은 겨울철에만 나옵니다.

[이금순/77세, 서울 노원구 : 여름에는 그런 게 없어요. 여름에는 (연탄) 쿠폰도 없고 뭐 (정부 지원이) 아무것도 없어.]

그나마 습기는 겨울에 아껴 쓰고 남은 연탄으로 해결하지만, 더위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여름철 냉방 수단으로 에너지 빈곤층의 89%가 선풍기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이마저도 없이 지낸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홍혜란/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사업이 여름보다는 겨울에 많이 쏠려 있습니다. 기후가 자꾸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못지않게 여름에 대한 정책적인 제도가 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있고요.]

정부는 이미 저소득층에겐 전기요금 할인을 해주고 있고 연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겨울철에만 추가 지원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담당 공무원 : 어떤 사회적 이슈가 있거나 하면 저희가 (여름철 지원을) 검토 가능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게 아니잖아요. '하절기에 에너지 빈곤층이기 때문에 냉방을 못해서 죽었다?' 이런 결과가 전혀 없거든요.]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더윗병 환자 통계에서는 저소득층이 더윗병에 걸릴 확률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빈곤층에게 겨울 못지않게 여름 나기도 힘겨운 만큼 촘촘한 에너지 복지 정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이용한,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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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nadofunding.sbs.co.kr/project/53/

안서현 기자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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