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천연 제품이라더니..인기 모발 영양제에서 '발암 물질'

조윤정 2016. 7.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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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머릿결을 좋게 해준다는 수십만 원짜리 고가의 영양제가 미용실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천연 제품이라며 임신부한테까지도 쓰고 있는데요.

저희 기자가 취재를 해 봤더니 이 영양제를 시술하는 과정에서 발암 물질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대형 미용실.

상한 머릿결을 복구해주는 고가의 영양제를 쓰고 있습니다.

[00 영양제 사용 미용실]
"윤기도 많이 나고 찰랑찰랑하니까 기본 25, 30, 35만 원으로 나눠져 있고, 기장에 따라 달라지고 이건 할인이 없어요."

약 1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영양제는 특히 다른 제품보다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고 알려지면서 두세 배 비싼 값을 받고 있습니다.

한 가지 단점은 사용할 때 매운 연기가 난다는 건데 영양제를 머리에 바르고, 고열의 기기로 머리카락을 펼 때 상당한 양의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00 모발 영양제 사용자]
"눈도 아주 맵고, 일단 코가 많이 매웠어요. 숨 쉴 때, 그 연기를 확 먹고 나서 머리가 갑자기 아파지고…."

하지만, 독한 연기도 천연 성분이라며 문제없다고 홍보하면서, 심지어 임신부에게 사용하는 미용실도 있습니다.

[000 미용실]
"임산부한테도 권하고 있어요. 유기농 성분이에요. 양파나 파 같은 것 다듬을 때 나는 냄새처럼 굉장히 매운 냄새가 나거든요."

과연 그럴까.

이 영양제에 들어 있는 메틸렌 글라이콜.

제품 효과를 오래 유지해주는 핵심 성분인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하이드와 물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열을 가하면 물과 분리돼 포름알데하이드 증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임종한/인하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얼마든지 물과 분리돼서 포름알데히드로 방출될 가능성이 높은 물질입니다. (포름알데히드는) 알레르기와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물질이기 때문에…."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나오는지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1세제곱미터당 0.19밀리그램이었던 포름알데히드 수치가 영양제를 바르고 열을 가하자 2.13 밀리그램까지 치솟습니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실내환경 기준의 2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하루에 여러 차례 영양제 작업을 하는 미용사에겐 더욱 유해할 수 있습니다.

[미용업계 관계자]
"큰 미용실 같은 경우에는 손님이 많이 오시면 (영양제 작업을) 10명 이상도 할 수도 있고요."

식약처는 포름알데히드가 들어 있는 제품은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사용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나오는 제품은 어떤 제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조과정에서 넣은 게 아닌 사용과정에서 나오는 발암 물질은 규제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미용사]
"냄새만 맡아도 웬만한 미용하신 분들은 (포름알데히드 들어 있던 제품과) 똑같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식약처에 얘기를 했었는데도 특별하게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식약처는 외국에도 메틸렌 글리콜에 대한 규제는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대신 EU에선 열을 가하면 포름알데히드 증기를 방출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이미 공개 경고한 바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는 충실히 제공하고 발암 물질에 대한 기준은 강화하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조윤정기자 (cyjung@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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