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 3일째 본관 점거..직장인 단과대 설립에 반발

2016. 7.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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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300여명 점거농성에 교수·교직원 6명 30여시간째 갇혀
이화여대 본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생 300여명 점거농성에 교수·교직원 6명 30여시간째 갇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화여대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기로 하자 학생들이 대학 본관을 점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이 대학 본관 건물에서는 학생들의 점거농성이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간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400여명의 학생이 본관 1층과 계단을 점거 중이다.

농성은 28일 오후 2시에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초대 총장인 김활란 동상에 페인트를 칠하고 계란을 던지며 학교 측에 반대 의사를 표하던 농성 참여 학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과격한 모습을 보인다.

농성 학생들은 28일 회의에 참석했던 평의원 교수와 교직원 6명이 본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30여시간째 막고 있다. 29일 오후 10시께에는 한 평의원이 밖으로 나가겠다며 119를 부르자 일부 학생들이 막아서 구급대가 돌아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학내 문제인 만큼 학생 측과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원만히 해결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당장 경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교수와 교직원을 못 나가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차후 감금 혐의 적용을 검토하게 될 수 있다.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성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측은 먼저 학생들이 평의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학생들은 면담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 대화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는 5월 교육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두 번째로 모집할 때 신청해 이달 초 동국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라이프대학 정원은 200여명이며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갑작스럽게 단과대 신설 소식을 접한 상당수 학생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학 측이 이화여대의 '이름값'을 앞세워 '학위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화여대에는 평생학습자를 위한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이 이미 1984년부터 운영 중이다.

총학생회 측은 "60명의 정원 조정이 조건이었던 1차 선정 때에는 신청하지 않았다가 이 조건이 빠진 2차 선정 때에야 신청한 점, 교육부로부터 3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 사업이라는 점은 학교가 '돈벌이'를 위해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사회에 진출한 여성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건학이념에 부합할뿐더러 다른 대학에도 고졸 직장인을 위한 전형이 이미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등에는 이미 고졸 재직자 입학전형이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없었다"라면서 "고등교육을 받을 능력을 갖춘 고졸 직장인에게 진학의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를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학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양질의 교육과정을 준비해 '이화인'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춘 졸업생을 배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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