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한반도·동아시아 위협하는 최대 재앙은 '백두산 화산'

이윤수 한국지질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2016. 7.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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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암질 마그마가 폭발적 분화.. 화산재 日 날아가 쌓일정도 강력 天池바닥 엄청난 양의 CO2도 위험.. 공기중 분출, 도시 덮치면 대참사

동아시아를 위협하는 주범은 판(板)이다. 지구 표면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판 10여개로 구성된다. 일본 열도는 유라시아대륙판에 속하는 서남(西南) 일본과 북미대륙판에 속하는 동북(東北) 일본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필리핀해양판은 난카이 해구(海溝)를 통해 서남 일본 아래로 들어가고, 태평양해양판은 일본 해구를 통해 동북 일본 아래로, 또 마리아나해구를 통해 필리핀판 아래로 들어가고 있다.

이때 상하로 접하는 두 판 사이에 축적된 마찰력이 한 번에 분출하는 현상이 지진이다. 바닷물은 지하 100㎞의 고압·고온 상태에서 암석을 녹인다. 이게 마그마가 된다. 액체 상태인 마그마는 주변 암석에 비해 가볍기 때문에 곧장 지표로 올라가 화산 폭발을 일으킨다. 판과 판의 경계부에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이유이다.

중국 쪽을 보면 약 1000㎞ 폭으로 산둥반도에서 보하이(渤海)만을 지나 연해주까지 발달하는 거대한 탄루단층대(斷層帶)가 있다. 대부분의 화산과 지진 활동은 판 경계부에서 발생하지만, 대륙판과 대륙판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대륙판 안쪽 깊숙이까지 급격한 지질 활동이 일어난다. 다행히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판 구조 운동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는 각각 일본 열도와 탄루단층대를 지나면서 한반도로 오기 전에 대부분 소모된다. 이 때문에 한반도는 이 두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안정돼 있다. 일본 열도와 탄루단층대는 우리나라의 보호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반도가 지진 재해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작은 지진이라도 계속 에너지가 한반도에 축적되면 나중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지진 관련 장비와 감지 기술 발달로 규모 1, 2의 작은 지진도 잡아낼 수 있다. 일본은 이런 작은 지진을 감시해 큰 지진에 대비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정도 규모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현장 지질 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백두산 화산은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10세기의 백두산 폭발은 화산 폭발 규모 8단계 중 일곱째에 해당할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화산재가 지금도 일본에 쌓여 있을 정도다. 다시 백두산이 폭발하면 동아시아에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백두산 화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백두산은 언젠가 반드시 폭발한다. 백두산은 지하에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活火山)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영국·북한 공동 연구진이 백두산 지하에 서울시보다 큰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화산 분화의 폭발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마그마의 점성(粘性)이다. 점성이 높은 유문암질 마그마는 백두산처럼 폭발성 분화를 일으킨다. 필자가 속한 한·중(韓·中) 공동 연구 그룹은 2014년부터 백두산 분화를 예측하고자 마그마에 대한 다양한 기초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유럽·일본의 저명한 학자들도 속속 합류해 2018년부터는 국제 공동 연구 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백두산의 화산 호수 천지(天池)도 주목해야 한다. 1986년 8월 21일 아침 아프리카 중서부 카메룬에서 니오스 호수 25㎞ 이내에 살던 마을 주민 1700여명과 가축 수천 마리가 질식사했다. 화산 분출로 생긴 니오스 호수의 벽 일부가 홍수로 무너지면서 바닥에 녹아 있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순식간에 기포로 떠올라 마을을 덮은 것이다. 백두산 천지는 니오스 호수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천지에서 3만명 이상이 사는 북한 삼지연까지 불과 30㎞다. 45㎞ 거리에 중국의 쑹장허(松江河),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마을도 있다. 백두산 연구는 우리와 우리 후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인의 안전과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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