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100주년 핀란드에 山 선물.. 통 큰 노르웨이
노르웨이 정부가 2017년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맞아 ‘통 큰’ 선물을 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웃나라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산봉우리 하나가 속해 있는 영토 일부를 주겠다는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국영방송 NRK에 “몇 가지 공식적인 문제가 있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영토 양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물로 고려되고 있는 지역은 두 국가에 모두 걸쳐 있는 코피오르드시 할티산의 한 봉우리(1331m) 인근이다. 스베인 레이로스 코피오르드 시장은 “우리가 자매국에 줄 수 있는 환상적인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북유럽 최고봉인 갈회피겐산(2468m) 등 주변국에 비해 고산(高山)을 많이 갖고 있다. 예컨대 노르웨이령 할티산 최고봉(1365m)은 이 국가 고산 순위 20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하지만 핀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할티산의 작은 봉우리로 해발 1324m다. 이번에 노르웨이의 선물을 받게 된다면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바뀌고 국가 최고(最高) 지점도 7m 높아진다. 노르웨이가 이 봉우리를 선물하려면 국경선을 40m만 핀란드 쪽에 내주면 되는데 면적으로는 약 0.015㎢(4538평) 정도다.
이 아이디어는 은퇴한 노르웨이 출신 지리학자 비혼 게일 하르손(76)이 지난해 처음 내놨다. 그는 “사실상 핀란드 쪽에 속했어야 하는 이 봉우리를 선물하더라도 노르웨이 영토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핀란드를 아주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르손은 1750년대에 정해진 현재 국경선이 지구물리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근거를 댔다. 이 아이디어가 양국 국민의 압도적인 환영을 받으면서 정부도 진지하게 검토하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19세기까지 스웨덴 왕국이 다스리던 핀란드는 1808년 러시아에 점령당해 108년 동안 러시아령 자치공화국이 됐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핀란드 의회가 독립을 선언하자 그해 12월 러시아는 핀란드를 독립국으로 승인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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