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 버벌진트, '기부'라는 이름의 또다른 '꼼수'

한인구 2016. 7. 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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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래퍼 버벌진트(본명 김진태·36)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지 한 달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일정 기간 수익 활동 없이 자숙 기간을 거쳤던 연예인과는 다른 행보다. 새 음원의 수익금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섣부른 '꼼수'일 뿐이다.

버벌진트는 29일 더블 싱글 형태로 '진실게임(true or false)'과 '추적(the chase)' 음원을 발표했다. 두 곡에는 음주운전 적발 당시의 상황과 반성을 담았고, '추적60분' 촬영 때문에 사건이 보도되기 전 진실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는 버벌진트의 속내를 표현했다.

연예인들이 사회적인 논란이 됐을 때 자숙 기간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버벌진트는 당시 상황을 음원으로 만들어 발표했다. 수익을 교통사고 피해 가족 유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버벌진트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나흘 전 집 근처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67%로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된 사실을 자백한다.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이어 그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잘못이며, 음주운전자는 잠재적 가해자임을 망각한 저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이 사실은 숨길 수도 없으며 숨겨져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부끄러운 글을 올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가 음주단속에 걸렸던 당시 '추적 60분' 촬영팀이 함께 있었다는 것이 곧이어 공개됐다. 버벌진트가 4일이 지난 뒤 이 사실을 알고 SNS에 먼저 글을 올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버벌진트는 대중의 따가운 눈초리 속에서도 음원을 발표했다. 음원이 공개되는 채널이 자유로워진 상황에서 래퍼답게 랩으로 반성과 해명을 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성급한 판단은 반성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래퍼는 자신의 삶과 상황 등을 랩으로 녹여낸다. 버벌진트도 당시 느꼈던 상황이나 감정 등을 그 누구보다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숨겨져서는 안 되는 일'이 아니라 '숨길 수 없는 일'이 됐다고 생각하는 여론에 항변할 뜻도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본업인 랩을 한다는 것은 자숙과는 동떨어지게 비친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쑥 음원을 내놨기 때문이다. '기부'라는 설명표를 달았지만, 기부로 그의 행동을 바라보는 시선을 누그러뜨릴 수는 없었다.

버벌진트에게는 단순히 음주운전을 해서가 아니라 이 사실이 알려지기 전 먼저 공개한 것 아니냐는 '괘씸죄'가 추가됐다. 100일 면허 정지 처분이 끝나기 전 더 이른 시일에 음원을 발표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버벌진트는 지금 자신의 잘못을 음악으로 승화시켜야 할 때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반성은 하는 당사자는 물론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도 열려있어야 한다. 버벌진트가 비록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그가 표현했듯이 음주운전은 '잠재적 가해자'다.

이번 음원 수익을 기부한다는 것도 그래서 더 떳떳하지 않아 보인다. 음원 수익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노래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래퍼들은 그동안 다른 분야의 연예인보다 사건 이후 목소리를 내기 쉬웠다. 논란도 하나의 스토리가 됐고, 음악이 됐다. 하지만 버벌진트가 기부를 내세워 이른 시일에 발표한 음원은 그를 따라다니던 부정적인 평가를 더 짙게 할 것이다.

in99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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