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전당대회] "우린 약하지 않다"..힐러리, '아메리카니즘'에 맞불

손철 기자 입력 2016. 7. 29. 17: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정 종교 반대하지 않고, 장벽도 건설하지 않을것", 대선후보 수락연설 57분간, 단합·동맹 중요성 역설, 트럼프 고립주의와 차별화, 컨벤션 효과에 지지율 반등, 라스무센 여론조사서 재역전,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로건법' 위반 제기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 지지자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EPA연합뉴스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대선후보 수락을 위해 연단에 오른 힐러리 클린턴은 작심한 듯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연설을 57분간 이어갔다. 그는 트럼프를 겨냥해 “미국이 다시 심판의 순간에 섰다”며 분열이 아닌 단합을, 고립이 아닌 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민주당도 러시아에 클린턴의 e메일 해킹을 요청해 파문을 일으킨 트럼프의 현행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맹공에 나섰다.

클린턴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대 마지막 날 무대에 올라 “모든 이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했다. 그는 “모든 미국인이 힘을 합쳐 미국을 고치자”며 “누구도 그것을 홀로 할 수 없으며 그것이 우리가 함께하면 더 강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대선 슬로건인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를 전면에 내세우며 일주일 전 “혼자 힘으로 미국을 더욱 강하게 하겠다”고 밝힌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아메리카니즘을 비판한 것이다.

특히 클린턴은 “미국은 다시 심판의 순간에 섰다”면서 “강력한 힘들이 우리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우리는 늘 그랬던 것처럼 도전을 극복하고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미국이 약하다고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도록 하자. 우리는 약하지 않다”며 ‘미국을 다시 강하게’라는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장벽을 건설하지 않고 특정 종교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를 건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클린턴은 또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해외 미군 철수 카드 등으로 동맹을 위협해온 트럼프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통상 이슈는 보호무역 기조를 분명히 하며 “중국에 맞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공화당 출신 인사들도 이날 전대에서 “당보다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클린턴 지지를 표명했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일한 더그 엘멋은 “트럼프는 동맹을 소외시키는, 위험할 정도로 균형감각이 없는 ‘TV쇼 스타’일 뿐”이라며 “클린턴은 강한 국가는 단합하는 데 있지 분열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안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측은 트럼프가 러시아와의 커넥션 의혹을 자초한 것도 놓치지 않았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당대회장에서 트럼프가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미국인이 외국 정부와 협상할 수 없도록 한 ‘로건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 트럼프는 전날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e메일을 사용한 것을 공격하기 위해 “러시아가 (클린턴의) 사라진 e메일 3만여건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가 ‘반역행위’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그냥 빈정댄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의 헛발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폴 사이먼 등이 전당대회 무대에 총출동하면서 클린턴 지지율은 재반등에 성공했다. 플로리다·오하이오와 함께 이번 대선의 3대 경합주(스윙스테이트)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50%의 지지율로 트럼프(41%)를 9% 포인트 앞섰다.

특히 트럼프에게 계속 뒤지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온 라스무센이 2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3%의 지지율로 오차범위지만 트럼프(42%)를 누르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21일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43%로 클린턴(42%)보다 높았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