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차 안팔아요" 폭스바겐 딜러 '볼멘 한숨'

심언기 기자 입력 2016. 7. 29. 16:36 수정 2016. 7. 2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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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퇴출위기①]고객 발길 뚝..전시차도 빼 '휑' "재고 부담 덜어주려 전시차 철수..지원책 협의중"
지난 1일자로 영업을 종료한 클라쎄오토의 폭스바겐 압구정 전시장. 2016.7.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한 환경부의 판매금지 행정처분을 닷새 앞둔 28일 고객 발길이 뚝 끊긴 서울의 폭스바겐 매장들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본사에서 차량 판매중단 지시가 내려온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면서 1~2명의 최소 인원만 남기고 많은 딜러들이 출근도 하지 않은 듯한 매장이 많았다.

대부분 차종들이 정부의 재인증을 받기까지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전시중이던 차량을 모두 빼버렸다. 힘빠진 표정으로 매장을 지키는 딜러들의 표정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졌다.

올해초 방문했을 때 5~6명의 딜러들이 고객들을 분주히 맞으며 활기에 가득찾던 강남의 한 폭스바겐 매장. 28일 오후 다시 찾은 이 매장은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시중인 차량이 모두 빠져 휑해진 매장에 들어서자 컴퓨터 앞에 앉아 무료한 시간을 달래던 딜러 한명이 맞이했다. 이 매장에는 딜러 2명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차량 구매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폭스바겐 딜러는 가솔린 모델인 CC TSI와 투아렉 등 두 차종은 판매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골프도 예전 물량이 남아있긴 하지만 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지금 본사에서는 차량을 팔라는 지시가 전혀 없다"며 "8월 구매조건도 아직 하달되지 않아 뭐라 설명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 폭 등이 공개돼봤자 여론만 더 나빠질 수 있으니 본사에서도 고심중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매장의 딜러는 "솔직히 국내차에서 매연이 더 나오면 나왔지 덜 나오지는 않는데 여론몰이가 너무 심하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것이란 기대감에 간간이 문의전화가 오지만 판매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강북의 매장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골프와 티구안 등 인기 차종들이 일부 매장에 아직 전시돼 있었지만 역시 판매는 하지 않고 있었다. 전시중인 차량들도 곧 철수될 예정이라고 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매장 차들은 고객들에게 보여드리고 팔기 위해 전시하는 건데 어찌됐든 판매를 안 할 차들이잖느냐"며 "결국 딜러들한테 재고가 되는 거니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사에서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딜러 지원책은 딜러사들과 협의중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며 "일방적 지원책이 아닌 딜러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내달 2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중인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한 인증취소 및 판매중지 등의 행정처분을 확정한다. 이중 단순 실수가 확인된 일부 모델을 제외한 다수의 인기모델들이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날에 대한 걱정이 태산인 폭스바겐 딜러들의 이탈은 점차 현실화하는 추세다.

폭스바겐 차량 판매경력이 3년이라는 한 딜러는 "2~3개월 정도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잠을 설친다"며 "당장 생계걱정을 해야할 판이니 요즘 (이직 등) 생각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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