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된 '스티로폼'..지역마다 쓰레기 대란

김방홍 2016. 7. 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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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스티로폼은 몇해 전 까지만 해도 비싼 값에 거래가 돼, 없어서 재활용을 못할 정도로 재활용 업계의 대표적 효자상품이었다.

그런 스티로폼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불과 1년여 만에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연관기사] 스티로폼을 어이할꼬?

이 때문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수거 업체가 잇따르고 있고, 지자체마다 스티로폼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공동주택 스티로폼 수거 왜 안하지?

이미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아파트에서는 스티로폼 수거를 거부하는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늘었다.

스티로폼은 현행법상 재활용품으로 배출하도록 정해져 있지만 폐스티로폼 값이 곤두박질 치면서 이를 수거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연관기사] 재활용 스티로폼 수거 거부…왜?

그래서 일부 아파트에서는 입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스티로폼을 수거해가는 조건으로 수거업체를 새로 선정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수거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경우 관리사무소측은 입주자들에게 가전제품을 포장했던 스티로폼 박스나 아이스박스 외에는 스티로폼 배출을 전면 금지하기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컵라면 용기, 과일 포장재 등 이전에는 재활용품으로 분류해 버렸던 것을 일반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야 한다.

폐 스티로폼 가격이 곤두박질 치면서 일부 수거업체에서는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아 쓰레기 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역도 스티로폼 '쓰레기 대란' 시작

지방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북과 대구시 등에서도 폐 스티로폼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늘고 있다.

일부 공동주택과 주택가 재활용품 분리수거함 주변에는 폐 스티로폼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채 방치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매달 발표하는 '재활용가능자원 가격조사'에 따르면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폐 스티로폼(EPS)의 가격은 이달(7월) 기준 1㎏당 410원 안팎이다.

불과 1년 반 전인 지난 2014년 평균 800원 가까이 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진것이다.


가격 하락으로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수거업체에서는 폐 스티로폼을 수거할 이유가 없어진 거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에따라 폐 스티로폼 수거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구청이나 읍면사무소 등에서 직접 수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스티로폼을 파쇄기에 넣어 잘게 부순 후 100도씨 안팎의 열로 녹여 부피를 줄이면 떡반죽 처럼 생긴 덩어리 ‘잉고트’가 만들어진다.


가격 폭락으로 폐 스티로폼 수거 기피

재활용 업체들은 스티로폼을 압축기에 넣어 잉고트(재생원료)로 만든 뒤 주로 중국에 수출해 왔다.

중국에서는 잉고트를 이용해 사진 액자나 화분, 건축자재용 몰딩을 만들어 미국 등으로 재수출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유가가 내려가면서 폐 스티로폼을 녹여서 재활용하기보다 새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싸졌다.

재활용을 해야 할 근본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반면 인건비 등 경비는 그대로인 상황.

이러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수지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고 문을 닫는 재활용 업체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스티로폼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74년. 현재는 연간 2만5천톤 이상이 포장재와 단열재로 쓰여진다.

지금까지는 85%가 재활용 됐지만 이대로라면 재활용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재활용률이 10%만 떨어져도 매년 2천5백 톤이 넘는 스티로폼을 추가로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한다.

매립되는 스티로폼은 5백년 이상 분해되지 않고 남아 토양을 오염시키고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버려져 무단 소각이 늘게 되면 공기오염도 우려된다.

김방홍기자 (kbh042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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