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을 때 생각" 이태양의 시련 극복과 다짐

2016. 7.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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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팔꿈치 수술 복귀 이후 첫 승 신고  
거듭된 불운·부진에도 재활 생각하며 극복

[OSEN=이상학 기자] "조금 오래 걸렸네요". 

한화 우완 투수 이태양(26)의 표정은 덤덤했다. 지난 28일 대전 SK전에서 6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태양에게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지난 2014년 8월27일 대전 NC전 이후 무려 701일만에 거둔 감격적인 승리였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이태양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14년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혜택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탄탄대로였다. 그런데 2015년 1군에서는 이태양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팔꿈치 통증 탓에 4월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된 것이다. 

지난해 한화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있을 때 이태양은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재활이라는 자신과 고독한 싸움에 매달렸다. 수술과 재활로 1년을 보낸 이태양은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실전 투구를 시작했고, 4월22일 잠실 두산전을 통해 마침내 1군 마운드 복귀를 알렸다. 

그러나 복귀 이후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스피드가 140km 안팎에 그치며 예전처럼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팀 사정상 1군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2번이나 선발승 요건을 채웠지만 불펜이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손가락 물집이 잡히며 1군을 잠시 떠나있기도 했다. 

이태양은 "부상 복귀 이후 잘해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팀에 너무 죄송했다. 특히 선발로 짧게 던지고 내려가는 바람에 뒤에 나온 형들이 고생했다"고 기쁨 대신 미안한 마음을 먼저 드러냈다. 올해 이태양은 선발 13경기에서 평균 3⅓이닝 투구에 그쳤으며 5회를 못 채우고 내려간 게 10경기였다. 

무엇보다 거듭된 승리 실패와 평균자책점 상승으로 나타난 성적 부진이 그를 힘들게 했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다. 계속 안 좋았고, 나 스스로 쫓겼다. 그래도 언젠가는 승리를 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공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 아팠을 때를 생각하면서 힘들어도 참고 했다"는 게 이태양의 말이다. 

이태양은 수술 후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고 했다.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1군에서 사실상 재활 등판을 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지만 초심을 잃지 않았다. 아직 구속은 수술 전보다 떨어지지만 그 속에서 요령을 찾고 있다. 그는 "스피드가 안 나와도 그에 맞게 제구력과 코너워크에 신경 쓰고 있다. 자신 있는 포크볼을 활용해서 타자를 잡으려 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복귀 첫 승으로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태양은 "복귀 후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대하신 팬들께 죄송했다"며 "앞으로가 중요하다. 남은 경기에도 선발로 들어간다면 긴 이닝을 소화해 팀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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