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산바위 인근 남녀 백골 시신 "모자(母子) 아니다"
'부계·모계' DNA 모두 불일치…신원 확인 단서는 남성의 치과 치료 흔적
(고성=연합뉴스) 이재현 = 지난 5월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에서 백골로 발견된 남녀 시신은 가족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개월째 이들의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백골 시신을 둘러싼 의혹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백골 시신 2구의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부계와 모계 모두 불일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국과수 분석결과 남성의 연령대는 치아 상태 등으로 볼 때 50대로 추정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옷차림으로 미뤄 남성의 연령대를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여성은 50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모자(母子)가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국과수 분석결과 이들이 가족이 아니고 남성의 연령대도 50대인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백골 시신 2구를 둘러싼 의구심은 더욱 증폭된다.
여성의 두개골은 처음부터 발견되지 않아 연령대를 추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와 함께 남성의 시신에서 2012년 생산된 '레종' 담배가 발견 점으로 미뤄 적어도 2012년 이후에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만, 부검 결과 남녀 백골 시신에서 스스로 뛰어내리면서 골절이 생긴 점으로 미뤄 타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백골이 발견된 곳은 울산바위 전망대에서 수직으로 30m 아래다.
이곳은 일반인 접근이 어려워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높인다.
무엇보다 울산바위 전망대 주변에는 높이 1.5m의 철제 난간이 있어 누군가를 살해하고 전망대 아래로 유기했을 가능성은 작다.
그렇다면 이들이 동반 투신한 것인지, 시차를 두고 각자 투신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백골 발견 지점은 전망대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탐방객의 등산용품과 카메라 등이 빈번하게 떨어지는 지점과 일치해 시차를 둔 투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남성의 치아에서 발견된 치과 치료 흔적이 이들의 신원을 밝혀 줄 유일한 단서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남성의 치과 치료 흔적을 대한치과의사협회에 통보해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국 실종자나 미귀가자 등을 중심으로 DNA 일치 여부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백골 시신이 모자나 가족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며 "실종자나 미귀가자 가족의 신고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남녀 백골 시신은 지난 5월 15일 오후 4시 30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울산바위 정상 동남쪽 30m 절벽 아래에서 설악산국립공원 관리단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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