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메르스 백서에 '서울시 때문에 정부 욕먹어'

김지산|남형도 기자|기자 입력 2016. 7. 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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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35번째 환자 공개하면서 원보이스 원칙 깨졌다고 비판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남형도 기자] [서울시 35번째 환자 공개하면서 원보이스 원칙 깨졌다고 비판]

박원순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4일 밤 서울 시청 브리핑실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계획 긴급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서울시의 35번 환자 공개 등을 지목하며 정부 불신을 키웠다고 비난했다. 복지부는 그러면서도 정부부처 내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데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29일 복지부는 '2015 메르스 백서: 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를 발간했다. 476쪽 분량의 이 백서는 지난해 5월20일 메르스 발병 직후 정부의 대응 전 과정을 다뤘다.

복지부는 메르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부실 대응의 원인과 교훈을 언급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울시에 대해서만큼은 차가운 태도로 일관했다.

복지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6월4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1565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복지부는 백서에서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와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접촉자들에 대한 자택 격리 조치를 취했다. 서울시는 메르스 방역대책 백서에서 과잉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공개 투명성과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접근을 했다고 자평하였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당시 서울시가 1565명에 대해 과잉 대응을 한다고 봤고 서울시의 독자적 행동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정부의 원보이스(한 목소리) 원칙을 깨는 것으로 결국 정부 불신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복지부는 기술했다. 서울시 때문에 자신이 국민으로부터 욕을 먹게 됐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백서는 '(서울시 브리핑으로) 보건당국을 중심으로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원 보이스 원칙이 무너졌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간 소통 문제로 비춰지면서 보건당국의 신뢰성이 훼손되었다'고 적었다.

감염병 관련 대응 조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경기도를 치켜세우는 것으로 서울시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복지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도의 감염병 관련 대응 조직을 키우는 것이다. (중략). 경기도 감염병관리본부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경기도 백서에 의하면 경기도가 초반 혼란을 딛고 대응하는데 감염병관리본부 역할이 컸다고 하였다'고 기술했다.

복지부는 독자대응에 나섰던 또 다른 지자체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북 순창군과 전남 보성군의 경우 주민이 양성판정이 나오자 마을 진입로를 통제하거나 직장을 폐쇄하는 등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백서는 '순창군은 (중략) 1차 양성 판정이 나오자 6월4일 밤 마을 진입로를 통제하였다. (중략) 잠복기 14일 후인 6월 18일까지 장덕마을 주민 중에서 확진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보성군 주민 중에서도 메르스 의심환자가 6월10일 양성으로 판정되었다. (중략) 그러나 최대 잠복기인 14일 후인 6월 22일까지 전북 순창군과 마찬가지로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중앙정부와 협의 없이 대응에 나선 지자체들의 대응 태세를 비꼰 것이다.

복지부는 지자체들을 비판하거나 비꼬면서도 정부간 협업이 잘 됐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복지부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국민안전처, 경찰청, 이동통신 3사, 행정자치부 유관 부처가 있어 내부소통이 이루어졌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홍보 자문을 받는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향후 공중보건위기 시 부처 간 효과적인 위기소통을 위한 네트워킹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복지부의 태도에 서울시는 복지부의 당시 대처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35번 메르스 환자 발생 당시 상황이 급했고 복지부가 정확한 대처와 인식이 부족했다"며 "1년이 지난 다음에 와서 결과만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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