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투데이]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 '김'빠진 한국 맥주

입력 2016. 7. 29. 08:35 수정 2016. 7. 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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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김나진 앵커 ▶

금요일인 오늘 저녁 치킨에 맥주 한 잔, 일명 '치맥 먹자' 약속한 분들 많으실 겁니다.

요즘에는 피자와 맥주를 합쳐 피맥, 또 분식과 맥주를 합쳐서 분맥 같은 유행어도 나오고 있는데요.

주종은 맥주로 정해놓고 안주를 고민하는 것만 봐도 시원한 맥주에 대한 대중들의 오랜 사랑이 느껴집니다.

국민 한 사람당 연간 맥주 소비량을 조사를 해봤더니 149병 정도였다고 합니다.

매일 반 병씩 먹는 셈인데요.

3년 전 조사 결과니까 아마 지금은 좀 더 늘었을 것 같습니다.

휴가철이라 맥주 마실 일이 더 많으실 것 같은데, 시민들께 맥주 언제, 어떻게 드시는지 여쭤봤습니다.

◀ 인터뷰 ▶

[전현진]
"친구랑 수다 떨 때도 자주 먹고, 아무래도 소주보다는 부담이 좀 덜 하니까 맥주를 더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김한성]
"국산 맥주는 살짝 뭐라고 해야 할까, 밍밍한 맛이 있는데 수입산 맥주가 조금 목 넘길 때 뭔가 시원한 맛이 있어서"

[최종열]
"제가 보기에는 수입 맥주가 행사 같은 것도 자주 하는 편이어서 확실히 가격 면에서도 수입 맥주가 아쉬운 점이 없어 보이고요."

◀ 김나진 앵커 ▶

예전엔 해외여행 갔던 분들이 현지 맥주를 맛보았다고 자랑하곤 했었는데요.

요즘엔 대형 마트마다 웬만한 해외 맥주들은 다 들어와 있습니다.

엄주원 아나운서, 그만큼 소비자들이 이제 수입 맥주를 많이 찾는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그래서 맥주 수입 양도 크게 늘었습니다.

종류만도 2백 개가 넘는데요.

올해 상반기 맥주 수입액은 약 908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1분기 전체 맥주 매출신장률은요.

4.4%였던 데 비해서, 수입 맥주는 17.5%로 4배나 높았다는 점도 그 인기를 실감케 합니다.

여기에 아직 점유율이 1% 미만이긴 하지만 수제 맥주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국산맥주의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 김나진 앵커 ▶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 소주와 섞어 마시기 위해서 만든 거다, 이런 말들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들이 국산 맥주에 대한 불만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흔히들 국산 맥주는 좀 싱겁다, 이런 얘기를 하시면서 독일 맥주와 비교를 하죠.

독일은 맥아의 비율이 100%여야 맥주로 인정받는데요.

한국은 법적으로 10%만 넘으면 맥주로 구별하기 때문에 싱거운 거다,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법적으론 그렇지만 실제로 국산 맥주 맥아 비율은 70% 이상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불만은요.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겁니다.

맥주는 크게 상온에서 숙성시키는 에일과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라거로 나뉩니다.

에일은 묵직하고 향이 강한 반면에 라거는 목 넘김이 좋고 청량감이 있다, 이런 특징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국산 맥주는 라거 방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술을 꽤 좋아하시는 분들은 국산 맥주가 고만고만하다, 이렇게 느끼시는 겁니다.

여기에 소비자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세금, 대형 업체들에 의한 높은 진입장벽이 중소 업체들의 등장을 방해하다 보니까 다양한 맛의 맥주가 나오기 힘든 겁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소비자들의 입맛은 더 까다로워졌고요.

이에 부응하기 위한 가게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배합 비율과 방법을 살짝만 바꿔도 맛 차이가 각양각색이 되는 게 맥주 제조의 묘미.

맥아를 볶을지 말지 결정하는 순간부터 맥주의 맛 차이가 시작됩니다.

맥아즙을 발효시키는 온도와 기간에 따라 깊은맛의 에일, 깔끔한 맛의 라거로 나뉘고, 에일 맥주도 다시 수많은 종류로 나뉩니다.

생소한 맥주가 많다 보니, 맥주 고르는 법을 알려주는 가게가 생길 정도입니다.

◀ 김나진 앵커 ▶

요즘은 수입 맥주 4캔에 9,900원, 이런 판촉행사 때문에 수입 맥주를 부담없이 더 마시게 되는 것 같은데요.

'저렇게 팔아 남긴 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알고 보면 이것이 세금 부과 구조 자체가 수입 맥주에 더 유리하게 되어 있는 거라고요?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그래픽을 보면서 자세히 설명을 해 드릴 텐데요.

국산맥주의 경우 제품의 원가와 판매관리비, 예상이윤을 모두 합한 가격을 기준으로 주세, 교육세, 부가세를 부과합니다.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원가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다 보니까 판매관리비와 예상이윤을 따로 붙여서 팔 수 있는데요.

세금도 적게 내고, 가격 결정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파격 세일 전략을 쓸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수입 맥주의 가격이 천차만별이죠.

또, 국산 맥주에는 도매가 이하로 팔 수 없다든지, 판촉비는 가격의 5% 이내로 써라, 이런 규제가 있는데요.

수입 맥주에는 해당이 안 됩니다.

이런 이유로 수입 맥주의 마진율이 더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수입 맥주의 판매가격은 평균 수입가격의 2.7배 수준.

판매가격이 출고가격의 1.5배인 국산에 비해 마진율이 훨씬 높습니다.

가격을 비싸게 매겨놓고 파격 할인인 것처럼 생색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명/소비자 시민모임 사무처장]
"수입 원가들이 제대로 공개되고 있지 않아서 가격 거품이 형성될 수 있고 소비자들이 현혹될 수 있습니다."

◀ 김나진 앵커 ▶

로열티라든가 국부 유출 생각하면 수입 맥주가 잘 팔리는 것이 썩 달가운 상황은 아닐 텐데요.

맛 경쟁은 업체가 알아서 할 부분이지만 세금 역차별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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