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오바마, 내 연설 표절" 주장했다가 망신

이지예 입력 2016. 7. 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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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장시간에 걸쳐 격정적인 연설을 마친 후 무대에 감짝 등장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두 사람은 8년전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 경쟁자로 싸운 적이 있으며, 당시 클린턴은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 사퇴를 했었다. 2016.07.28
【클리블랜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맏아들 도널드 주니어가 1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6.07.20
【클리블랜드=AP/뉴시스】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21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운데)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진행된 폐막식에 나와 가족과 함께 인사하는 모습. 2016.7.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연설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가 망신만 당했다.

도널드 주니어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지난주 나의 연설 구절을 표현해 영광스럽다"며 "왜 격분하지 않는가?"라고 빈정거렸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민주당 전대에서 한 연설 가운데 "이건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다"라는 구절은 지난 19일 자신이 공화당 전대에서 한 연설을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주니어는 당시 연설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는 미국의 현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건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창조적 기백과 힘을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한 연설은 이렇다. 그는 공화당 전대가 해법은 제시하지 않고 분노와 증오만 부추겼다며 "이건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다. 내가 아는 미국은 용기, 낙관, 독창성이 가득찬 곳"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같은 표현을 사용한 셈인데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오바마가 이미 오래 전부터 해당 표현을 사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NBC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중 연설에서 "내가 아는 미국" 혹은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고 분석했다.

2010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한 연설이 대표적이다. 그는 "시야를 높이는 대신 성장 침체와 경쟁력 저하, 중산층 축소 등의 현상 유지에 만족하라고 한다"며 "이건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미시간주에서도 대학 교육 관련 연설을 하면서 "모두가 자신에게 타당한 몫을 해내고 같은 규칙을 통해 시합을 하는 곳. 이곳이 바로 내가 아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달 12일 경찰관 피격 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댈러스를 방문했다가 혼란 속에서도 시민들이 서로를 돕고 있다며 "보라, 이게 바로 내가 아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내가 아는 미국'이라는 표현을 쓴 건 오바마 대통령 만이 아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한 이슬람 시설을 방문해 같은 말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머리를 가린 여성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밖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두건을 쓴 어머니들이 협박 당해서는 안 된다"며 "이건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미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전대 기간 숱한 표절 의혹에 시달린 트럼프 진영이 여전히 속이 쓰린 모양이라며 "이제 그들이 엄청난 반격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 멜라니아는 18일 공화당 전대에서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연사로 나섰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과거 연설을 표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널드 주니어 역시 그의 연설이 조지메이슨대학 법대의 F.H. 버클리 교수의 글을 베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망신을 샀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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