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을 갖춘 자와 자격을 증명한 자의 화려한 피날레

박종현 2016. 7. 2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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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 전당대회 사흘째 / 클린턴, 깜짝 등장.. 연설 마친 오바마와 진한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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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전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힐러리 클린턴의 깜짝 등장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클린턴 지지 연설이 끝난 직후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장을 찾아 찬조연설을 한 뒤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퇴장하고 있었다. 그때 오바마 대통령이 나가려던 출구 쪽에서 클린턴 후보가 걸어나왔다. 클린턴 후보는 한껏 미소를 띠고 오바마 대통령을 가리킨 뒤 그와 포옹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사생결단의 승부를 펼쳤던 두 사람은 이제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동지’가 됐다. 오바마의 품에 안긴 클린턴의 모습에서는 그런 동지애가 진하게 느껴졌다.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연단이 있던 무대 중앙으로 걸어가 1분 동안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했다.

동지애 과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7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찬조연설을 마친 뒤 전당대회장을 깜짝 방문한 클린턴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대선에서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킹 메이커’로 나섰다.

MSNBC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를 자신의 ‘레거시’(업적)를 이어받을 최고의 적격자로 보증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외교관계 복원, 역사적인 이란 핵협상 타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의 업적이 차기 정부로 계승되길 바라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말 자신의 후계자로 클린턴을 낙점한 뒤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던 조 바이든 부통령을 주저앉혔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녀를 통틀어 힐러리 클린턴만큼 미국 대통령 자질을 갖춘 사람은 그동안 아무도 없었다”면서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백악관의 책상에 앉아보기 전까지는 국제적인 위기를 관리하고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파견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힐러리는 그 집무실에 있어봤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나와) 함께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겨냥,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강하다”며 “우리의 힘과 위대함은 결코 도널드 트럼프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고 내가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여사는 트위터에 “역시 내 남편이야!”(That’s my man!)라는 글을 올렸다.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은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내 아들을 믿는 만큼 힐러리를 믿는다”며 “힐러리는 싸워 이길 준비가 됐으며, (미국을) 이끌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케인 후보는 해병대원으로 복무하는 아들 냇(26)을 거론하면서 “냇이 이틀 전에 트럼프가 포기하려 하는 바로 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을 지키기 위해 현지에 배치됐다”며 트럼프의 ‘나토 재편론’을 공박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케인 후보는 연설 중간중간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히스패닉 표심을 공략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나는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무소속이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위험한 선동가를 물리치기 위해 함께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어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지 폭탄을 투하하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트럼프는 나라를 (부도와 법적분쟁이 난무한) 자신의 사업체처럼 운영할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도 행사장을 지키며 클린턴 지지 연설에 박수를 보냈다.

필라델피아=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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