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경찰대·非TK 출신' 이철성 차기 경찰청장 내정 배경은

임종명 2016. 7. 2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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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이철성(58) 경찰청 차장이 28일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됐다. 이 내정자가 신임 경찰청장으로 임명되면 순경부터 치안총감까지 경찰 조직의 모든 계급을 전부 겪은 최초의 인물로 기록된다.

이 내정자는 경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 경찰'로 꼽힌다. 1982년 순경으로 입직해 1989년 간부후보생 37기로 재임용된 특이 케이스다. 청와대 101경비단에서 경사로 근무하던 중 간부후보생 시험을 응시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직도 일선 지역 경찰서장부터 경찰청 홍보담당관, 외사국장, 정보국장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까지 지내 청와대의 신임이 탄탄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당초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는 이 차장과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이 꼽혀 2파전이 점쳐진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서울청장도 최근 굵직한 사회 이슈가 됐던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사태 등 주요 현안들을 직접 현장에서 챙기는 등 책임감 강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에서 의무경찰 대원으로 복무 중인 우병우 민정수석의 아들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차기 경찰청장 후보에서 멀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장은 경찰위원회 동의를 얻은 뒤 행정자치부 장관 제청을 받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권한으로 임명되는데, 청와대 차원에서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은 우 수석이 지휘하는 민정수석실이 맡는다.

이 때문에 이 서울청장이 내정자로 인사검증 과정을 아무 문제없이 거친다 하더라도 제2의 특혜 의혹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이상식(50) 부산경찰청장도 유력후보군으로 꼽혔다. 하지만 부산 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관할 학교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불거져 조직 관리 능력에 크게 흠집이 나면서 자연스레 차기 청장 후보에서 멀어졌다.

이와 함께 강신명 청장에 이어 경찰대학 출신이 2년 연속 임명되면 조직 내부의 불만이 잇따르고 유·무형의 반발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 중 비(非) 경찰대학 출신은 이 내정자와 이 서울청장 뿐이었다.

지역 안배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신명 청장이 대구·경북(TK) 출신이기 때문에 TK 출신을 또 앉혔을 때 나올 수 있는 비판을 미리 차단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밝힌 부산 SPO 사태 뿐 아니라 경찰 내부에는 상습 성추행, 단속 댓가 뇌물수수건 등 조직 기강을 흔드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한 달 간 조직 기강 확립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특별복무점검과 태스크포스까지 운영 중인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기 경찰청장은 개인의 화려한 '스펙'보다는 일선 직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고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 구심점으로서의 '관리형 경찰청장'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 가운데 이 내정자가 전반적인 조직 관리에 나서 무너진 기강을 세우고 비 경찰대 출신으로서 신임을 바탕으로 조직원들을 이끌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이 내정자에 대한 기대 심리도 서서히 표출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통상 이른 새벽시간에 출근하고 주요 집회가 있을 때는 끝까지 살펴보는 등 퇴근이 늦거나 아예 퇴근을 하지 않을 정도로 꼼꼼한 편이다.

차분한 성격으로 조용한 리더십을 보이는 이 내정자는 한동안 동요됐던 조직 내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다잡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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