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브로맨스'..그들의 심상찮은 관계 해부

김혜지 기자 입력 2016. 7. 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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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두 사람, 실제 많은 안건에 견해 일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입을 맞추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러시아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차기 대통령으로 앉히고 싶어할 것이라는 추측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심지어 2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러시아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삭제된 이메일을 찾길 바란다고 밝히자 트럼프와 푸틴 사이 위험한 '브로맨스(bromance)'는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CNN 등 미국 언론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 유례 없는 '브로맨스 해석하기'에 들어갔다. 이들은 트럼프와 푸틴이 실제 많은 안건에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푸틴이 반길 만한 발언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 AFP=뉴스1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11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푸틴(러시아)이 IS를 공격하는 것에 대찬성"이라며 "푸틴이 하고 싶은 대로 IS를 폭격하게 놔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야 우리는 아마도 지금보다 원만히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진정한 위협은 IS이며 러시아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또한 러시아의 시리아 지역 공습 등에 대해 개방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푸틴은 IS 퇴치와 관련해 트럼프를 현 정부보다 훨씬 더 협조적인 파트너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나토 가입국 등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우산을 적정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채 누리고 있다며, 이른 바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했다.

지난 20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선 러시아가 나토 발칸국을 공격하는 경우 지원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에 의무를 다한 국가만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MSNBC와의 인터뷰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합병과 관련해) 미국이 지금보다 덜 움직여야 한다"며 "이웃국들이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이 푸틴의 귀엔 아름다운 교향곡처럼 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푸틴은 나토가 러시아의 이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토가 동유럽 등지(과거 구소련의 위성국가들)에 영향력을 확장해가는 것을 경계하는 푸틴으로선 나토와 동유럽에서 발을 빼고자 하는 트럼프가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美-러' 관계

트럼프는 지난 4월 29일 워싱턴DC에서 가진 연설에서 러시아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않는다면 "러시아와의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몇년간 러시아 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경제 제재 조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국과 러시아 사이 관계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제재 철회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때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돼 미-러 관계를 새로 시작하는 것은 푸틴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실제 푸틴은 지난 6월 트럼프가 "빛나는(яркий) 사람"이라며 "트럼프는 러시아-미국 양국 관계를 완전히 복원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여기에 나쁜 점이 있는가? 우리는 모두 이것을 반긴다"고 전했다.

◇열띤 '칭찬 핑퐁'

트럼프와 푸틴의 밀월 관계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서로에게 열띤 칭찬을 주고 받으면서부터다.

칭찬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트럼프였다. 지난해 12월 16일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푸틴을 지지한다"며 "더 안정적인 세상을 위해 푸틴과 대화하겠다"고 대답한 것이다.

이에 다음날 푸틴은 트럼프가 '재능 있고 뛰어난' 인물이라며, "트럼프는 이번 대선 경쟁에서 명백한 지도자"라고 평했다.

트럼프는 즉각 반응했다. 그는 "나라 안팎으로 큰 존경을 받는 사람에게 칭찬을 듣는 건 엄청난 영광"이라며 "테러를 물리치고 세계 평화와 안정적인 교역 등을 회복하기 위해 러시아와 미국이 잘 협력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기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트럼프와 푸틴이 '특이할 정도로' 친하다"면서 두 사람간 유착 의혹을 키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트럼프 자신이란 점을 강조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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