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니]HR-V, 이 차 혼다 맞아?

류형열 선임기자 입력 2016. 7. 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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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탄탄한 내구성에 기본기를 갖췄고, 실용성도 뛰어난 게 혼다차의 지금까지 이미지였다. 어코드와 레전드, CR-V와 파일럿까지 그 이미지는 변치 않았다. 혼다차를 타보면 실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HR-V가 해냈다.

혼다 HR-V
혼다 HR-V 주행컷.혼다 제공
혼다 HR-V 전후면

HR-V는 지난 2014년 LA오토쇼를 통해 데뷔한 모델로, 혼다가 자랑하는 월드 베스트 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의 콤팩트 버전이다.

CR-V의 동생. 이것만큼 확실한 명함은 없다. 그 기대가 너무 컸었나 보다.

가격부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부가세 포함해 3190만원이다. CR-V와 700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CR-V는 4륜 구동이고, HR-V는 전륜 구동이다. 차 크기와 소재의 질감, 각종 편의장치의 차이도 크다. 그런데도 700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CR-V에 비해 HR-V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얘기다.

HR-V의 미국 판매가격은 국내 모델과 같은 1.8ℓ 가솔린 모델(2WD LX. CVT 장착)이 2만15달러(약 2277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죽 트림의 인테리어에 혼다 위성 연결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장착한 최고급 모델이 2만4690달러(약 2809만원)부터 시작한다.

HR-V의 국내 시판가격이 높아진 것은 멕시코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HR-V는 혼다차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어코드나 CR-V와 달리 멕시코 셀라야 공장에서 생산된다. 우리나라와 멕시코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8%의 관세가 붙어 가격이 비싸진 것이다.

소형 SUV가 3000만원이 넘는 것은 가격 경쟁력에서 굉장한 마이너스다. 국산차로는 두 차급 위인 중형 SUV 쏘렌토까지 살 수 있다.

시트가 하프가죽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반은 가죽, 반은 헝겊이다. 2500만원대인 기아차 니로도 인조가죽을 쓴다. 도어트림에도 헝겊을 댔다. 플라스틱보다 청소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오면 젖어 곰팡이가 슬 수도 있는데 굳이 헝겊을 쓴 이유를 모르겠다.

혼다 HR-V 실내 인테리어
혼다 HR-V 컨트롤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 오디오, 하이 데크 센터 콘솔, 프론트 열선 내장 시트(좌측 위부터 시계방향)
혼다 HR-V 2열 매직시트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가로지른 센터 콘솔도 감성 품질이나 실용성 면에서 기대 이하다.

쿠페 스타일의 매끄러운 실루엣을 완성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2열 도어 손잡이를 C필러 쪽에 ‘히든 타입’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우스꽝스럽다.

1.8ℓ 4기통 i-VTEC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143마력(6500rpm), 최대 토크 17.5㎏·m(4300rpm)의 성능을 갖췄다. 하지만 4500rpm이 넘어가면 엔진이 시끄러워진다.

맘에 안 드는 것 투성이인 HR-V에서 그나마 인정할 수 있는 것은 공간 활용성과 간편한 시트 조작이다.

HR-V의 휠베이스는 2610㎜로 CR-V(2620㎜)에 비해 10㎜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센터 탱크 레이아웃을 적용해 키 185㎝ 성인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2열 거주 공간을 갖췄다. 혼다의 특허기술인 센터 탱크 레이아웃은 일반적으로 뒷좌석 아래 위치한 연료 탱크를 앞좌석 아래로 이동 시킴으로써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설계방식이다.

2열 시트에 적용된 매직시트는 세우고 내리는 게 너무 쉽다. 착좌면을 직각으로 세우면 최대 약 126㎝ 높이를 확보, 화분이나 캐리어, 유모차 등과 같이 똑바로 세워 실어야 하는 적재물을 효과적으로 적재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최대 1665ℓ의 적재공간을 갖추게 된다.

HR-V는 가격이 비싼데 품질은 영 그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시승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이 차, 혼다 맞아?’

■혼다 HR-V 제원

전장X전폭X전고X축거(㎜) 4295X1770X1605X2610

공차중량(㎏) 1340

엔진 직렬 4기통 SOHC i-VTEC

배기량(㏄) 1799

최고 출력(마력/rpm) 143/6500

최대 토크(㎏·m/rpm) 17.5/4300

변속기 CVT(무단 자동 변속기)

서스펜션 전 맥퍼슨 스트럿, 후 토션 빔

브레이크 전 V 디스크, 후 디스크

구동방식 전륜 구동

복합연비(㎞/ℓ) 13.1(도심 12.1, 고속 14.6)

CO₂배출량(g/㎞) 130

가격(부가세 포함) 3190만원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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