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시장 "쫓기는 애플, 맹추격하는 토종 브랜드"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 7. 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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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샤오미 레이쥔 회장이 스마트폰 신제품인 '홍미 프로'와 노트북 신제품인 '미 노트북 에어' 출시 설명회에서 직접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애플의 3분기 실적 급감이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과 맥북 에어의 판매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화웨이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4대 토종 브랜드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샤오미는 또다시 가성비 강점을 내세운 ‘미 노트북 에어’와 스마트폰 ‘홍미 프로’를 선보이며 애플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8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3월27일~6월25일) 애플 매출은 424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한 반면 중화권 매출은 88억48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3%나 줄었다. 중화권은 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를 일컫는다. 이 같은 중화권의 부진은 애플의 3분기 순이익이 7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하는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애플 스마트폰·노트북, 중국 경쟁업체 맹렬한 추격

애플이 중화권에서 갈수록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스마트폰 부문에서 중국 현지업체들의 추격이 맹렬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제품은 아이폰에 비해 가격대비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다. 실제 러스와 치쿠, 메이주, 홍미, 롱야오 같은 브랜드들은 1000위안 이하로 고품질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아이폰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게다가 위안화 대비 달러가 강세를 띠고 있는 것도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을 부채질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10.8%로 전년대비 1.2%p 다시 하락했다. 반면 중국 4대 스마트폰 브랜드인 화웨이와 비보, 오포, 샤오미의 점유율 합계는 53%에 달한다. 이중 화웨이는 점유율 17.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화웨이는 특히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 4G보다 1000배 속도가 빠르고 가상현실이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에 최적화한 5G 개발은 물론 데이터응용 분야에서도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올해 상반기 매출이 368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샤오미, 맥북·아이폰 겨냥한 신제품 또 다시 출시

이런 가운데 샤오미 레이쥔 회장은 전날 샤오미의 스마트폰 홍미 시리즈 중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신제품 ‘홍미 프로’를 내달부터 본격 판매한다고 선언했다. 홍미 프로는 후면에 13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고, 전면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스마트폰으로 집안에서 TV나 오디오, 에어컨 등도 제어할 수 있고, 급속 충전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32기가바이트 기본형 가격 1499위안(25만원)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이날 애플 맥북을 위협할 만한 ‘미 노트북 에어’도 선보였다. 사무용인 12.5인치짜리는 3499위안(59만원)이며, 게임에 최적화한 13.3인치 제품은 4999위안(85만원)이다. 이는 13인치 애플 맥북 에어의 최저가(120만원)대비 50~70% 수준이다. 레이쥔 회장은 “미 노트북 에어가 (애플 맥북보다) 더 빠르고 더 가볍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 노트북 에어는 제품 어디에도 로고를 볼 수 없다.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을 표방한 전략으로 ‘브랜드가 없어도 질 좋은 상품을 싸게 판다’는 샤오미 정신을 잘 보여준다는 평이다. 레이쥔 회장은 IT기기의 무인양품으로 불리는 ‘샤오미의 집’ 매장을 앞으로 2년 내에 1000개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샤오미는 샤오미의 집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00종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애플,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방향 전환하나

일부에서는 애플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이 중국판 우버로 꼽히는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 단적인 예다.

디디추싱은 하루 탑승횟수만 1100만건이 넘는데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중국 내 인터넷 강자가 최대주주여서 애플이 중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데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무인 자동차 기술이나 아이튠스 시스템을 디디추싱 차량에 접목하며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애플 전체 매출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매출은 1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go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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