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올림픽] 0.1초 빨랐는데도 2등된 수영선수

2016. 7. 2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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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60 로마올림픽 시간 측정상 0.1초 빨랐던 라슨
심판은 합의 판정 끝에 0.1초 느린 데빗에게 금메달
올림픽 신기록조차 인정되지 않아

1960 로마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100m 결승전 마지막 장면. 3번 레인은 존 데빗, 4번 레인은 랜스 라슨이다. 유튜브 갈무리

1960 로마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100m 결승전. 존 데빗(호주)과 랜스 라슨(미국)이 물속에서 손을 뻗으며 거의 동시에 결승점에 들어왔다. 당시에는 동 시간에 선수가 들어올 경우 심판들의 합의에 의해 판정이 내려졌던 터. 그런데 1위 결정 심판 셋 중 2명은 데빗이 1위, 나머지 1명은 라슨이 1위라는 판정을 내렸고, 2위 결정 심판 셋 중 2명은 데빗이 2위, 라슨이 1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혼란스런 상황에서 수석 심판들이 모여 긴 시간 의견을 나눴고 결국 2-1 판정으로 데빗이 시상대 맨 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60 로마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전 모습. 올림픽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장면이다. 유튜브 갈무리

흥미로운 것은 기계 측정상으로는 라슨이 더 빨랐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레인마다 계시원 3명이 시간을 동시에 쟀는데 3번 레인 데빗의 기록은 3개 모두 55.2초가 찍힌 반면, 4번 레인 라슨의 경우는 55.0초, 55.1초, 55.1초가 찍혔다. 하지만 심판진이 데빗이 1위라는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공식 기록은 모두 55.2초로 정정됐다. 55.1초는 당시 올림픽 신기록이기도 했다. 미국은 라슨이 1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경기 장면 비디오테이프 등을 제시하면서 조직위원회 쪽에 거센 항의를 했으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기계’보다 인간의 ‘눈’을 더 신뢰하면서 올림픽 역사상 가장 거센 논란을 일으킨 ‘데빗-라슨 사건’은 수영 종목에 터치 패드가 등장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선수가 손을 대면 자동으로 시계가 멈춰 기록이 측정되는 터치 패드는 1968 멕시코시티올림픽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수영 기록 측정은 0.01초 차이까지 잡아내면서 ‘제2의 라슨’은 더 이상 없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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