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시사전망대] 버스기사 "4시간 운전 30분 휴식? 쉬지 말라는 얘기"

입력 2016. 7. 28. 11: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담 : 000 전세버스 기사(익명) & 000 덤프트럭 기사(익명)

<전세버스 기사>

- 4시간이면 대부분 목적지에 도착
- 일주일에 60시간 운전하는 현실
- 시간 줄이고 싶지만 당장 수입이 줄어
- 현재는 10~15분 휴식, 화장실 다녀오기도 바쁘다

<덤프트럭 기사>

- 덤프트럭 기사, 점심시간 외엔 쉬기 어려워
- 4시간에 30분 휴식? 건설현장에 적용가능할지 의문
- 지입관행 때문에 알선업자들이 운행비 많이 가져가
- 1000만 원 매출? 알선비 차할부 빼면 100~200만 원 소득
- 30분 휴식 정착되려면 법으로 강제하고 처벌조항 만들어야

 
▷ 한수진/사회자:

피로운전 방지를 위해서 4시간 운전을 하면 최소 30분을 쉬게 하겠다.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영동고속도로 추돌사건 이후 정부가 어제 이런 내용의 대책을 내놨는데요.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을 거라는 일부 전문가 예측도 있습니다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버스 기사님들의 경우 어차피 우리나라에 4시간짜리 운전 코스는 별로 없으니 있으니 마나한 얘기다, 이런 얘기하시고요. 화물차 덤프트럭 기사 분들은 돈벌이 위해서는 장시간 운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이런 얘기 하고 있습니다. 실제 전세버스 기사, 덤프트럭 기사님 연결해서 자세한 사정 차례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전세버스 운전하시는 000 기사님? 나와 계시지요?

▶ 000 전세버스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 000 전세버스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운전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000 전세버스 기사:

한 30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30년 하셨어요. 보통 하루 운전시간은 얼마나 되세요?

▶ 000 전세버스 기사:

보통 10시간 정도는 하죠. 10시간 12시간 정도.

▷ 한수진/사회자:

10시간 정도는 운전을 하시는 거고요. 일주일로 치면 어느 정도나 되나요?

▶ 000 전세버스 기사:

일주일로 치면 60시간이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쉬지 않고 가장 오랫동안 몇 시간 정도 운전해 보셨어요?

▶ 000 전세버스 기사:

3시간 이상 4시간 정도까지는 할 때도 있죠. 급하고 그럴 때는.

▷ 한수진/사회자:

그게 무슨 코스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겠어요?

▶ 000 전세버스 기사:

그렇죠. 주행 거리에 따라 다르죠.

▷ 한수진/사회자:

교통 체증이 있을 경우 또 다르고요. 그럴 때는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 000 전세버스 기사:

그럼요.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좋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제대로 쉬기는 쉽지 않으신 모양이죠?

▶ 000 전세버스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왜 그렇습니까?

▶ 000 전세버스 기사:

사정에 따라서 쉴 수 없을 때도 있고 바쁘면.

▷ 한수진/사회자:

바쁘게 가다 보면 쉬었으면 좋겠는데 쉬겠다, 이런 말을 하기가 힘들다는 말씀이시군요?

▶ 000 전세버스 기사:

그렇죠. 단체 일정을 맞추다보면 쉬는 시간이 쉬기 어려울 때가 있죠.

▷ 한수진/사회자:

빨리 좀 가달라,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많으니까. 정부가 4시간 운전 후에 30분 휴식을 꼭 가져야 한다. 이런 내용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최근에 사고가 있고 해서요. 버스기사 입장에서는 이런 정부의 대책을 어떻게 보세요?

▶ 000 전세버스 기사:

4시간 운행하고 30분 쉬라는 대책은 쉬지 말고 운전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에서 4시간 정도나 5시간 정도면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해요. 길이 좋아져서.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안에서 웬만한 코스는 4시간 정도면 한 번에 가고도 충분한 시간인데 결국은 가는 내내 쉬지 말라는 얘기랑 똑같다는 말씀이세요?

▶ 000 전세버스 기사: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한 마디로 우리 실정에 잘 안 맞는 대책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000 전세버스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어느 정도 간격으로 휴식을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 000 전세버스 기사:

2시간 정도 운행하고 쉬면 좋죠. 집중력 떨어지고 그러니까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죠.

▷ 한수진/사회자:

30분 정도 시간은 충분히 괜찮은 시간입니까?

▶ 000 전세버스 기사:

30분이면 충분하죠. 30분이면 그래도 조금 스트레칭이라도 할 시간 여유가 되니까. 그런데 10분이나 15분 쉬면 화장실 갔다 오면 바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10분이나 15분 정도 쉬시는 거고요?

▶ 000 전세버스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30분 정도 시간은 괜찮은 것 같은데 4시간 운전하라는 건 결국 쉬지 말고 가라는 거다, 이런 말씀이시고. 일주일에 60시간 운행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이것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총 운행시간을 줄이면 어떨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 000 전세버스 기사:

총 운행시간을 줄이면 좋죠. 좋은데 그게 줄여질 여건은 안 되죠. 왜냐하면 대절 같은 게 나가면 주행시간이 있으니까. 거리에 따라서.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수입이 적어진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000 전세버스 기사:

그렇죠. 운행이 적으면 수입도 적어지죠.

▷ 한수진/사회자:

현재 교통안전공단에서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이라고 해서 1~2시간 운전하고 휴식 가져라. 15분에서 30분 정도 토막잠 자라, 이런 걸 당부하고 있던데요. 실제로 이렇게 지켜지지는 않는 건가요?

▶ 000 전세버스 기사:

그렇죠. 지켜지지는 않죠. 휴게소에 가면 10분 15분 쉬라는 건 화장실 다녀오기도 바쁘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000 전세버스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네 안전운전하시고요. 000 운전기사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이번에는 공사 현장에서 덤프트럭 운전하시는 분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죠. 000 기사님?

▶ 000 덤프트럭 기사: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생 많으신데 지금 어디서 전화를 받고 계세요?

▶ 000 덤프트럭 기사:

저는 경남 진해에 있는 공사현장 차고지 앞에서 대기 중에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른 시간부터 일과를 준비하시는 것 같은데요.

▶ 000 덤프트럭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하루 평균 몇 시간 운전하시고 또 얼마나 쉬세요?

▶ 000 덤프트럭 기사:

저 같은 경우에는 9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일을 하고요. 휴식 시간은 별도로 정해지지 않고 점심시간 밥 먹는 시간 30분 정도 휴식 취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버스의 경우에는 연속 4시간 이상 운행하는 노선 전체 10% 이하라는 설명도 있고요. 덤프트럭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4시간 이상 운전하는 경우 종종 있습니까?

▶ 000 덤프트럭 기사: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따로 휴식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점심시간 이외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아까 10시간 말씀하셨는데 절반 정도는 계속 운행을 하신다, 이렇게 보면 되나요?

▶ 000 덤프트럭 기사:

네. 저희 같은 영리 작업을 하고 있는 차들도 마찬가지로 휴식 시간이 없지만 밖으로 외부트럭을 발주하는 덤프트럭 같은 경우는 탕뛰기 위주로 하기 때문에 회당 돈을 받고 있거든요. 한 회당 얼마 이렇게 기준을 정하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걸 뭐라고 표현하시는데요?

▶ 000 덤프트럭 기사:

탕뛰기라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탕뛰기. 그런 용어로 부르시는군요.

▶ 000 덤프트럭 기사:

탕뛰기를 하면 회당 돈을 받고 그 회를 마쳐야 하루 일대가 나오기 때문에 10분이든 5분이든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그러면 이번에 4시간 운전 후에 30분 쉬게 하겠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놨잖아요. 선생님도 보셨을 텐데 어떻습니까. 현실적으로 이런 방안 도움이 됩니까?

▶ 000 덤프트럭 기사:

글쎄요. 4시간이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행 시간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아침에 출근해서 점심시간까지 꼬박 4시간이거든요. 그런 안전대책이 건설현장에서 적용이 될 지는 의문입니다만 실질적으로 이렇게라도 정한다면 이게 법적으로 강제조항이 돼야 하는데 그냥 권고조항으로 4시간에 30분이다, 이런 권고는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을 거고, 적용도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강제조항으로 해야 한다. 왜 못 지키는 건가요?

▶ 000 덤프트럭 기사:

저희 건설현장 같은 경우에는 중간 알선업자들이 난무해 있습니다. 건설 청사에서 덤프트럭 기사들한테 이 차를 벌 수 있는 구조를 두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덤프트럭을 배차를 하고 있는 배차 사무실들이 중간에서 운행비를 다 착복을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휴식시간까지도 별도의 금액을 정해놓고 있지 않고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게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저는 4시간이든 2시간이든 법적으로 강제조항을 두면 처벌조항까지 둔다면 건설사들이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부도 아직까지 그 부분까지 자세한 내용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꼭 좀 참고해서 앞으로 대책을 보완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고요. 기사님 말씀 조금만 더 여쭤보면 그러니까 중간에서 여러 가지 마진 같은 거 빠져 나가는 돈이 많아서 실질적으로 이만큼 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씀이신데요. 가령 1천만 원 매출을 올렸다 라고 치면 말이죠. 한 달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실제로 기사님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얼마나 되고 중간에 빠져나가는 돈은 얼마나 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겠어요?

▶ 000 덤프트럭 기사:

저 같은 경우는 하루 9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일을 하면 기본 회당 5만 원 정도 받거든요. 그러면 10탕 정도 했을 때 50만 원 매출이 올라옵니다. 한 달 평균 20일 정도 근무일수를 버는데 그러면 1천만 원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덤프트럭 차 값이 매연감소장치 등 안전장치를 달게 되면 차 가격이 많이 올라갑니다. 작년에 비해서 올해 신차 가격이 2억 3천만 원 정도 됩니다. 2억 3천만 원에 할부를 6년 끊었을 때 매달 400만 원에 대한 할부 금액이 나가고요. 그리고 1천만 원에 대한 매출에 50%가 유류비와 소모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매출의 50%가?

▶ 000 덤프트럭 기사:

네. 유류비 500만 원에 할부비 400만 원 빼버리면 남는 건 고작 10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거든요. 중간에 차가 고장이 안 난다면 150만 원 정도 수입이 보장되지만 고장 났을 경우 100만 원도 수입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게 덤프트럭에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걸 듣는 청취자분들께서는 왜 덤프트럭 기사님이 차에 붙이는 장비값 걱정까지 하느냐, 이런 생각 하실 텐데 이게 지입제 관행 때문인 거죠?

▶ 000 덤프트럭 기사:

그렇죠. 저희가 지입 회사는 앞서 말한 버스나 화물 지입 회사 차원이 좀 다릅니다. 덤프트럭은 개별등록이 가능합니다만 대형차의 차고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등록이 제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덤프트럭의 지입 회사는 말 그대로 등록을 해주는 지입 회사고 제가 걱정하는 지입에 대한 구조는 중간 배차 알선업자들입니다. 이런 배차 사무실이 법으로 강제를 하지 않는 이상 난무하고 있고 그런 사람들이 중간 알선비를 착복을 하는 거죠. 건설 기계 관리법에 보면 덤프트럭의 하루 운행 시간이 나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나와 있습니까?

▶ 000 덤프트럭 기사:

하루 8시간 근무에 한 회당 최소한 8만 원 이상 정도 되는 금액이 산출돼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현실은 그러지 못하네요?

▶ 000 덤프트럭 기사:

네. 그렇게 산정돼 있고 원청이 그렇게 금액을 책정을 하더라도 덤프트럭 기사들까지 배차가 떨어졌을 때는 중간중간 알선업자들 그리고 수입을 착복하는 구조 관계가 많기 때문에 결국에는 저희들 휴식시간까지도 보장받지 못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런 지입제 관행 남아있는 한 현실에 일어나는 무리한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000 덤프트럭 기사:

네.

▷ 한수진/사회자:

정부 당국에서 이런 현장의 목소리 주의 깊게 들어줬으면 좋겠고요. 지입제 관행 사실 오래된 일인데 말이죠.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000 덤프트럭 기사: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000 기사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