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찬란한 7월, 붙박이 마무리 빗장

이웅희 2016. 7. 2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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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경기 전 훈련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6.07.25 세인트루이스 | 강명호기자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찬란하게 빛나는 7월이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팀 마무리 자리를 꿰찬 7월 5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승환이 5번째 세이브를 따내던 날 이전 마무리 트레버 로즌솔(26)은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승환이 마무리 자리에 단단히 빗장을 채우는 모양새다.

오승환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서 3-2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첫 타자 커티스 그랜더슨에 안타를 맞았지만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후 그랜더슨이 2루 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여유를 갖고 제임스 로니를 상대해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시즌 방어율은 1.79에서 1.75로 내려갔다.

이날 로즌솔은 오른 어깨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 오승환과 대조를 이뤘다. 로즌솔은 2014년 45세이브, 지난해 48세이브를 기록한 세인트루이스의 붙박이 마무리투수였다.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 계약 당시에도 로즌솔의 존재로 인해 그의 마무리 기용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로즌솔의 계속된 부진에 지역 언론과 팬들은 ‘잘 던지는 오승환에게 뒷문을 맡기자’며 들고 일어났다.

오승환은 7월부터 팀의 가장 마지막 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서기 시작했다. 지난 3일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 9회 등판해 1이닝을 잘 막고 메이저리그(ML)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샌디에이고와의 홈 더블헤더에서는 1,2차전 모두 세이브를 기록하며 2004년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한 제이슨 이스링하우젠 이후 12년 만에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하루에 세이브 2개를 올린 선수가 됐다. 물론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선수생활 내내 마무리로만 활약하던 오승환은 시즌 초반 셋업맨으로 로즌솔 바로 앞에 등판하며 그를 부러워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둘의 위상은 뒤바뀌었다. 로즌솔은 올시즌 40경기에 등판해 14세이브(2승4패)를 기록했지만, 방어율이 5.13이나 된다.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어깨 통증으로 아예 전력에서 이탈했다. 경쟁자 없이 마운드에 나서는 오승환의 8월 역시 7월처럼 빛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이 로즌솔처럼 크게 흔들리거나 부상의 덫에 걸리지 않는 한 세인트루이스의 뒷문은 그의 차지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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