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긴급진단③]"10년 장기 계약은 스스로 '황금 알' 내팽개치는 행위"

이지연 2016. 7.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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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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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의 중계권료는 여자 골프의 치솟은 인기를 반영하듯 불과 10년 만에 무려 35배나 상승했다.

SBS골프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KLPGA투어를 중계하면서 연간 1억3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당시엔 중계권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없었고 협회발전기금이라는 명목이 붙었다. MBC ESPN도 일부 투어를 중계하면서 협회발전기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KLPGA투어에 중계권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였다. KLPGA는 2007년 JTBC GOLF, 엑스포츠와 공동으로 3년 간의 중계권 계약을 맺으면서 연 5억9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2010년에는 중계권료 10억원 시대가 열렸다. JTBC GOLF(구 J골프)와 MBC ESPN이 공동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계권료는 13억원으로 올랐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JTBC골프와 SBS골프가 공동 중계를 했을 당시 중계권료는 9억9000만원으로 다소 떨어졌다.

그러다 2014년 SBS골프가 3년 간의 단독 중계권을 따내면서 중계권료는 이전의 4.5배가 넘는 연 평균 4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0년을 제외하곤 3년 단위의 계약을 맺으면서 평균 2.2배에서 4.5배 정도 중계권료가 상승한 셈이다.

골프업계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계권료가 치솟은 이유는 골프 채널에 대한 광고주의 선호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A관계자는 “골프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인기나 시청률이 중계권료를 산정하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 방송사는 적자를 보고도 중계권을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중계권료가 계속 상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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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로 볼 때 2017년 차기 중계권료는 연간 100억원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11~2013년 중계권료 대비 2014~2016년의 증가율이 4.5배에 달하는 구조로 보면 차기 중계권료는 약 203억이다. 이를 액면 그대로 담보할 수는 없지만 최소 2배인 100억원은 가능하리라는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KLPGA와 SBS측이 논의하고 있는 10년 장기 계약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의외’라는 분위기다. 중계권 대행업체의 한 담당자는 “비인기 종목이나 협회의 규모가 작을수록 장기 계약이 유리해 협회가 계약 기간을 늘리기를 원한다. 그러나 여자프로골프처럼 인기 종목의 경우에는 협회가 방송사에 주도적으로 계약을 이끌어 갈 수 있다”며 “설령 장기 계약을 맺더라도 물가 상승률이나 협회 상황을 감안해 중계권 상승률에 큰 폭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관례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기존처럼 계약 기간을 3년 단위로 끌고 가면 계속해 ‘황금 알’을 낳을 수 있는 구조인데 KLPGA 스스로 이를 내팽개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KLPGA의 장기 계약 논의에 대해 이면의 문제를 거론한다. KLPGA는 지난 1월 사임한 구자용 전 회장 이후 신임 회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골프 종목을 취재하는 언론사 담당 기자들은 회장 영입 난항의 핵심은 ‘중계권 문제’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C관계자는 “중계권 논쟁으로 문제가 많았던 KLPGA에서 새롭게 협회를 이끌어갈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년 장기 계약이라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중계권 장기 계약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해외 방송 중계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 만큼 성장한 KLPGA투어가 더 판을 키우려면 장기 계약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지금같은 투어 활성화 분위기가 언제까지 간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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