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측근 대만계 노동부 부장관 "이번 대선은 아시아계 지위에 결정적"

필라델피아|손제민 특파원 2016. 7. 2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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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크리스토퍼 루 미국 노동부 부장관. 필라델피아/손제민 특파원

필라델피아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이들은 27일 밤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고 재집권을 통해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크리스토퍼 루 미국 연방노동부 부장관(50)도 그 중 한 명이다. 그에게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적 연속성이라는 과제 이 외에도 오바마 행정부 내 아시아계 최고위 관리로서 소수인종의 이익를 대변해야 하는 절실함을 느끼고 있다.

대만계 2세인 루 부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하버드대 로스쿨 클래스메이트로 2005년부터 오바마 상원의원의 입법 담당 보좌관을 한 뒤 2013년부터 노동부 부장관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전당대회장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이번 선거에서 해야 할 선택은 너무도 중요하다”며 “정책적 입장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미국의 위치가 어떠해야 하는지 견해에 대해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만큼이나 서로 더 다른 두 후보를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자신과 같은 미국 내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대해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은 대부분의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교육, 소상공인 지원 등에 대해 믿는 것을 공유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그 문제 대해 얘기라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짓는다거나 무슬림들의 입국을 제한한다는 등의 공약을 내놓았지만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 상세한 정책적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루 부장관은 “트럼프는 오로지 인종과 종교, 국적으로 분열된 미국의 비전만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1기 백악관에서 아태계 이니셔티브 의장을 맡으며 4년간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관여하며 클린턴 전 장관과 함께 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들고 동맹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그녀의 헌신뿐만 아니라 보건, 교육, 일자리 증대 등 미국 국민들에게 중요한 모든 문제들에 있어서 열정을 봤다”며 “경제를 계속 성장시키고 모든 미국인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오바마의 업적을 가장 잘 계승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루 부장관은 “그와 동시에 그녀는 자기만의 아이디어도 갖고 있다. 그녀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높이고 의료보험을 확대하기 위해 아주 끈질긴 태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들에서 여성 대통령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은 나왔어도 진작 나왔어야 했다”며 “그녀는 그냥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훌륭한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후보 지명에 항의하며 대회장을 박차고 나가는 시위가 벌어졌다. 루 부장관은 “나도 2008년에 덴버 전당대회에 있었는데 그 때도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사이의 경선이 매우 치열했다. 감정이 상처 받는 것은 모든 경선 때마다 있는 일이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필라델피아를 떠날 때 즈음 단합된 민주당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샌더스 의원의 클린턴 지지 연설에 대해 “그가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얘기를 모두 다 했다. 올바른 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엄청나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들이 벌여온 경쟁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확대, 임금 격차 줄이기 등 중요한 정책들에 대해 그들이 표방한 입장들은 이제 우리 민주당의 강령에 반영됐다. 그들은 훌륭한 정강정책을 만드는데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폭로된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편파적인 경선 관리 행태에 대해 “그에 대한 불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잦아들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그는 “언론들은 그 부분을 많이 보도하는데 그것(경선 관리)이 (경선 승패에)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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